▲ SK텔레콤이 운영하는 '브라보리스타트' 참여업체와 SK테크엑스가 사업협력 과정에서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SK텔레콤>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SK텔레콤의 자회사 SK테크엑스가 스타트업과 사업협업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상대업체는 SK의 횡포로 투자자를 놓치고 진행 중인 사업마저 좌초위기에 빠졌다며, 소송까지 검토 중이다. 반면 SK 측은 M&A는 진행과정에서 얼마든지 틀어질 수 있는 부분으로 약조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 황성수 CSA코리아 대표 “최순실 사태 이후 분위기 묘해졌다”

이번 논란은 지난해 CSA코리아가 SK와 인연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CSA코리아는 자동차 인테리어를 교육하는 업체로, 그간의 노하우를 살려 지난해 튜닝업체와 이용자를 연결시켜주는 어플 ‘카피플’을 개발했다.

이 과정에서 재작년 벤처기업 인증을 받고, 지난해엔 SK텔레콤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브라보! 리스타트’ 4기에 최종 선정되기도 했다. 이후 SK테크엑스는 SK텔레콤의 소개로 CSA코리아와 자산인수 및 공동운영을 추진했다.

CSA코리아에 따르면 이들의 사업제휴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SK테크엑스가 사업이 좋다고 먼저 제안을 해왔고, SK테크엑스 대표까지 나서서 정확한 비즈니스 모델을 요구하기도 했다는 것.

황성수 CSA코리아 대표는 “지난해 7월에 검토단계를 끝냈고 사업모델을 만들어보자고 해서 11월까지 이어졌다”며 “10월 달엔 회계팀을 통한 인수금액 선정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발생 이후 분위기가 묘해졌다는 게 황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최순실 사태로 분위기가 이상해졌다”며 “SK텔레콤에선 ‘사업이 합의됐고 내고만 남아있으니 기다려달라고 했다. 확실한 투자 건이 2건 가량 있었지만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후 황 대표는 인수대금의 10% 할인을 제안했지만 피드백이 없었고, 협상은 결렬됐다. 황 대표는 “(SK테크엑스가) 지속적으로 확신을 줬기에 직원을 추가로 채용하면서 투자도 받지 않았다”며 “핵심정보들은 (SK테크엑스 측에) 다 넘어갔고 갑작스런 결렬에 직원과 거래처들 이탈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소송을 검토 중이지만 법률상 한계 및 시간적 소모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는 “소송에는 3년이란 시간이 걸리고, 징벌적 배상제도가 도입 안 된 상황에서 만족할만한 배상금을 받기도 힘들다”며 “출구전략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 자동차 인테리어 정보어플 '카피플'.< CSA코리아>

◇ SK “사업 타당성 없다고 판단… 제휴 확신 준 적 없어”

SK텔레콤과 SK테크엑스 측은 이와 관련 “CSA코리아와 제휴가능성 검토 과정에서 계약 체결을 기정사실화 한 적이 없다”며 “성사에 대한 확신 또는 보증, 어떤 형태의 계약이나 약정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계약체결 전 사업 타당성에 대한 검증이 완료돼야 한다는 점을 누차 밝혔다”며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해 사업제휴를 포기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최순실 사태 이후 분위기가 변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브라보 리스타트’는 스타트업 지원프로그램으로 예전부터 꾸준히 진행해왔다”며 연관성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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