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은 북한 핵개발이다. 미국은 북한 핵개발 제재에 중국 측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중국이 나서지 않는다면 “자체적으로 모든 옵션을 검토하겠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다. 미국은 군사적 조치까지 포함돼 있다는 점을 시리아 폭격을 통해 우회적으로 암시했다. 현재 한반도를 사이에 둔 미국과 중국의 대치는 앞서 미중 정상회담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 미중 군사적 대치 격화, 국민적 불안감 상승
양대 강국의 대치로 국민적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SNS를 중심으로 4월말 북폭설 등이 돌며 여론이 크게 요동쳤다. 무엇보다 대통령 ‘궐위’ 상태로 인해 미국의 대북정책과 군사작전에 우리 측이 배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외교부와 국방부는 “한·미 양국은 북핵 관련 사안에 긴밀하게 조율하고 있다”며 우려를 일축했으나 불안감은 여전하다.
이에 따라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선후보들이 모여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대선이 끝나면 선출된 대통령을 중심으로 외교안보 정책이 수립되겠지만, 그때까지 기다릴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가지고 우리를 인질로 잡고 있다. 대선후보들이 자기들끼리 문모닝 안모닝 등 네거티브만 하지 말고 강력한 목소리를 냈으면 좋겠다”고 일침을 가했다.
대선주자들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처에 나섰다. “모든 것을 걸고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막겠다”고 밝힌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11일 지역일정을 최소화한 채 당 안보상황점검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아울러 문재인 후보는 국회의장 주재 5당 대표 및 대선 후보가 모두 참여하는 '5+5' 긴급안보비상회의를 열 것을 공개적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 문재인·안철수, 사드배치 관련 입장선회 가능성 예고
사드배치에 대해서도 보다 유연한 입장을 내놨다. 문재인 후보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계속 핵 도발을 하고 고도화한다면 사드 배치가 강행될 수 있다”고 했다. “다음 정부에서 재논의”라는 기존의 ‘전략적 모호성’ 입장에서 변한 것은 아니지만, 사드 배치 여부는 북한의 태도에 달렸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에 의미가 있다. 앞서 미국의 일부 보수언론들은 문 후보에 대해 “북한 및 중국과의 대화를 중요시하며, 미국의 MD체계 도입이 늦춰질 수 있다”며 미국 측에 다소 불리한 후보라는 뉘앙스로 보도한 바 있다.
한편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안보노선에 대해 구 여권은 보다 분명한 입장을 요구했다. 중국이 외교적으로 중요한 파트너임은 분명하나 북핵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보다 강경하게 나갈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우다웨이 특사와 직접 만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측은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이 중국에 가서 할 말 못하고 사드 배치를 차기 정부에 맡기는 식의 발언이 답답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김영우 국방위원장은 “안보문제는 국내 정치권이 동일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을 (중국 측에) 인식시키는 게 중요하다”며 “좋은 말만 하면 중국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 다른 후보 캠프에서도 좀 강력하게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한미동맹이 기초인데, 사드에 대해서 유약하고 말 자꾸 바꾸면 어떤 나라하고도 외교 협상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