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FKI콘퍼런스 센터에서 열린 행사에서 문재인 후보가 안철수 후보를 쳐다보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자녀문제가 정치권에서 계속 회자되고 있다. 문재인 후보의 경우 아들 준용 씨의 한국고용정보원 특혜채용 의혹에 이어 부정휴직 의혹까지 이어졌다. 안철수 후보의 딸 설희 씨의 경우, 재산공개를 하지 않은 것이 의혹의 단초를 제공했다.

12일에도 논란은 이어졌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이날도 기자회견을 열고 준용씨의 미국유학과 휴직에 관해 “문재인 후보가 자서전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적폐청산을 강조하는 대통령 후보가 정작 본인의 아들 특혜의혹에 대해서는 답변을 못하고 군색한 변명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네거티브 공세’로 규정하고, 하 의원 등에 대해서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로 형사 고발했다.

◇ 계속되는 해명과 의혹제기 뫼비우스의 띠

안철수 후보는 딸 설희씨의 재산이 논란이 됐다. 공직자 재산공개 목록에 딸 설희 씨가 빠지면서 의혹이 증폭됐다. 이에 손금주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11일 브리핑을 열고 “설희 씨의 재산은 예금과 보험을 포함해 약 1억1,200만원”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 대학에서 조교로 일하며 연 3,000~4,000만원의 수익을 내고 있으며 기숙사에서 지내고 있다는 사실도 아울러 밝혔다. 오는 15일 대통령 후보 등록 시 함께 공개하겠다는 게 안철수 후보 측 입장이다.

하지만 논란은 계속됐다. 자유한국당은 정준길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약 3만 달러대의 소득으로 스스로 학비를 내면서 2000~3000달러의 월세를 내고 차량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할까”라고 의문을 제기한 뒤 “이슬만 먹고 산 것이 아니라면 식비 등 생활비는 어떻게 조달했다는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 19대 총선과 20대 총선의 연령별 투표율 비교. 20~30대의 투표율 증가가 두드러진다. 전체 투표율에서는 여전히 중장년층에 비교해 낮지만, 점점 높아지는 추세임은 분명하다. <자료=중앙선관위>
이 같은 대선후보 자녀들에 대한 논란은 한 동안 계속될 것으로 정치권 관계자들은 관측하고 있다. 대통령 후보자에 대한 혹독한 ‘검증’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선거 전략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자녀검증의 이면에는 청년층의 표심을 잡겠다는 전략적 의도가 있다는 얘기다.

여의도 정치권 관계자들 다수는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양강구도에서 확장할 수 있는 부동표는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실제 지방7개 언론사가 의뢰해 리얼미터가 10일 발표한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모름/무응답’층은 3.9%에 불과했다. 대다수 응답자들은 자신의 지지성향을 나타냈다는 얘기다. 다수의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을 유보한 비율은 10% 안팎에 불과했다. 따라서 앞으로의 선거전 양상은 부동표 확보 보다는 상대 지지층을 빼앗아 오는 싸움이 될 공산이 크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가능)

◇ 文 vs 安, 마지막 승부처는 20~30대 청년층

이 과정에서 가장 치열한 접전이 벌어질 곳은 20~30대 청년층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와 안 후보의 대결구도는 지역이나 이념을 떠나 전국적인 현상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분석이다. 때문에 영남 대 호남, 진보 대 보수라는 기존의 대립전선이 잘 형성되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유일하게 대립전선이 강하게 형성된 것이 ‘세대’다. 20~30대 청년층은 문 후보로, 50~60대 장년층은 안 후보로 각각 나눠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요약하면 청년층 표심을 빼앗으려는 안 후보와 이를 지키려는 문 후보의 싸움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문 후보의 아들 논란에 대해 “최순실 딸 정유라 특혜보다 더 분노할 일”이라고 공격한 대목이 대표적인 사례다.   

무엇보다 이번 대선에서 20~30대 청년층의 표심이 어느 때보다 강할 것이라는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수저계급론’으로 대변되는 청년층의 분노가 투표장으로 향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20대 총선 투표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대(52.7%)와 30대(50.5%)의 투표율은 지난 19대 총선 투표율과 비교해 각각 7.7%, 8.7% 포인트 상승했다. 장년층 비해 절대 투표율은 여전히 낮았지만, 증가율 면에서는 다른 세대를 압도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20대 총선의 결과는 청년층 표심이 크게 영향력을 미쳤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를 감안한 듯 안 후보는 “청년 멘토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청년층 공략에 비중을 높이는 모양새다. 지난 10일 국회에서 ‘청년, BE 정상회담’을 통해 청년층과 간담회를 연 안 후보는 이날 고려대에서 ‘4차 산업혁명과 청년’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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