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서강재 기자] 대한민국은 세계 그 어떤 나라보다 ‘술 먹기 좋은’ 나라다. 도시 곳곳에 위치한 번화가는 대낮부터 시작해 늦은 밤을 지나 아침까지 술을 판매하곤 한다. 그만큼 술의 수요가 많고, 또 술집도 많다.

하지만 최근 기류가 심상치 않다. 어쩌면 휘황찬란한 술집 간판이 불야성을 이루는 풍경이 머지않아 ‘과거 속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최근 국세청이 발표한 생활밀접업종 40종의 현황을 살펴보면, 올해 1월 기준 일반주점 수는 5만5,761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3,600여곳이 줄어든 수치다.

이는 지난해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2015년에도 전년대비 2,400여곳이 줄어든 바 있다. 2년 새 6,000여곳의 술집이 문을 닫은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달라진 술 문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예전처럼 ‘부어라 마셔라’하는 회식 문화가 많이 줄어든 반면, ‘혼술족’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또한 청탁금지법이 본격 시행된 점도 술집 감소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예전 같은 술 문화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남아있는 술집 사이의 경쟁이 격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달라지는 문화가 우리 사회 풍경까지 바꿔놓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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