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검은사막' 해외매출로 실적을 개선한 카카오게임즈가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카카오게임즈 제공>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카카오게임즈의 출범 첫 해 성과가 심상치 않다. 괄목할 만한 실적 개선에 초기에 불거진 위기설은 축소되고 있다. 하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작년 말부터 추진해온 기업공개가 아직은 지지부진한 양상이다. 성장의 기틀을 마련한 카카오게임즈가 올해는 본격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 북미서 불어온 뜻밖의 ‘훈풍’

카카오의 게임 자회사 카카오게임즈가 ‘미운오리’ 신세에서 벗어났다. 회사 매출이 드라마틱하게 늘면서 상장 이슈가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그동안은 1년도 안된 이력을 보유해 기업 가치를 제대로 산정하기 힘들었다. 첫 성적표가 나온 만큼 올해가 변곡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작년 4월 엔진이 다음게임을 흡수 합병해 만들어진 회사다. 3개월 후인 7월에는 사명을 지금의 ‘카카오게임즈’로 변경했다. 전신인 엔진은 소프트웨어 업체다. 2015년까지만 해도 카카오 게임사업은 위기설에 시달렸다. 카카오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직접 서비스하는 ‘탈 카카오’ 바람에 게임 매출이 추락했다.

이에 카카오는 게임사업을 영위하는 두 계열사 ‘엔진’과 ‘다음게임’을 합병하고 덩치를 키웠다. 또 NHN 한게임 수장 출신 남궁훈 대표를 구원투수로 영입해 위기 타파에 나섰다. 남궁 대표는 개발자가 아닌 사업가로, 뛰어난 추진력은 업계서도 정평이 나있다. 회사 경영 사업전반에 ‘스피드’를 올리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두 회사의 합병은 ‘신의 한 수’가 됐다. 합병 과정에서 당시 다음게임이 만들던 PC게임 ‘검은사막’이 카카오게임즈로 건너온 것이다. 작년 3월 검은사막은 북미 및 유럽시장에 진출해 그야말로 깜짝 흥행돌풍을 이뤄냈다. 작년 카카오게임즈 매출의 절반가량이 유럽법인에서 나오며, 최대 히트작으로 급부상했다.

퍼블리싱 사업 성장에 힘입어 카카오게임즈는 작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영업이익 101억원, 당기순이익 5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000억원을 돌파했다. 다만 별도기준 순손실 19억원을 내며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 상장 ‘감감무소식’… 기업가치 극대화 노려야

위기설을 떨친 카카오게임즈에게 2017년은 도약의 해다. 첫 번째 관문은 상장이다. 지난해 12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등을 상대로 입찰 제안 요청서를 발송한 바 있다.

그러나 상장 주관사 선정이 석 달 이상 미뤄지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증권사 제안서 접수 후 통상 한 달이면 결정되는 사안에 뜸을 들이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업계는 배경에 분분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주관사는 우리가 선정하는 것이고, 서두를 계획은 없다”며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내부 검토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상장을 앞둔 카카오게임즈에게 기업가치 극대화는 중요한 이슈다. 투자자들에게 회사의 성장여력을 보여줄 매력적인 카드를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하는 시점이다. 아쉬운 점은 ‘카카오키즈’의 부진이다.

카카오키즈는 사업초기 ‘for kakao’를 붙이고 나와 인지도를 얻었던 모바일게임사들을 일컫는다. 이들의 성장은 카카오가 모바일게임 시장 등용문으로서 입지를 다지는 발판이 되어줬다. 그러나 이들은 MMORPG로 건너가는 유저 입맛을 따라잡지 못해 시장 점유율이 뒤쳐졌다. 업계서는 이는 결국 카카오 게임사업 밸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1월 ‘자체개발력 강화’를 핵심 사업으로 내걸었다. 작년 카카오가 자체 개발한 출시작은 사실상 ‘프렌즈팝콘’ 하나였다. 프렌즈팝콘은 작년 NHN엔터테인먼트 ‘프렌즈팝’과 표절 논란으로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얼마 전 오픈한 게임별 내 스넥게임은 전부 카카오에서 만든 게임으로 채워졌다”며 “당장 밝힐 수 있는 신작은 없지만 올해 핵심 과제로 자체개발력 강화를 설정한 만큼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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