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송도에 위치한 포스코건설 본사 전경. < 다음 거리뷰 >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포스코건설에 실적 개선의 청신호가 켜졌다. 1년 만에 적자 꼬리표를 떼면서, ‘탑10’ 위상에 걸맞는 건설사로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 또 최근 활기를 띄고 있는 도시정비사업에서도 잇따라 수주를 따내면서 올해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다만 4개월 째 축포를 쏘아 올리지 못하고 있는 해외시장은 서둘러 풀어야할 숙제다.

◇ 1년여만에 적자 터널에서 나온 포스코건설

포스코건설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18일 포스코는 1분기 실적에 대해 연결기준 매출 15조772억원, 영업이익 1조3,650억원, 순이익 9,76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E&C부문 등 비철강부문 계열사의 고른 실적 호조에 힘입어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189.4%나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E&C부문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명시했다. 다만 이날 포스코는 정확한 금액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업계 일각에서는 올해 1분기 포스코건설이 1,3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흑자로 돌아선 건 1년여 만이다. 지난해 2분기 포스코건설은 1,78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2011년 이후 5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실적 개선은 쉽지 않았다. 한번 발을 들인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3분기에 1,062억원의 영업 손실을 보면서 2개 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현대ENG·두산건설·SK건설 등 비상장 대형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를 낸 기업이란 불명예도 안았다. 어느새 누적 영업손실액은 2,800억원을 넘어섰다.

5,090억원. 지난해 포스코건설이 안게 된 영업손실액의 최종 스코어다. 실적 개선에 실패한 포스코건설은 마지막 분기에 2,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떠안으며 지난 한해를 씁쓸히 마무리해야 했다. 전체 매출은 전년보다 1조7,433억원 감소해 7조1,280억원에 머물렀다. 당기순손실은 전년(825억원) 보다 무려 722%가 급증한 6,782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포스코건설의 흑자 소식은 업계 예측을 벗어난 결과라는 평가다. 실적난에 빠진 포스코건설의 조기 탈출을 점치는 의견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뚜렷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기대를 모은 포스코엔지니어링과의 합병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 도시정비사업은 ‘순항’, 해외 수주는 ‘숙제’

또한 연임에 성공한 한찬건 사장의 강점인 해외 시장이 저유가 기조로 산업 전체가 침체에 빠졌다는 것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전사적 차원에서 이뤄진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브라질 CSP 제철소 프로젝트의 손실분을 지난해 털어내면서 실적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보여진다.

포스코건설에 켜진 청신호는 앞으로 더 밝아질 전망이다. 최근 포스코건설은 국내 건설시장에서 활기를 띄고 있는 도시정비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충남 천안시 대흥4구역과 대구 파동강촌2지구의 재건축 사업을 연이어 수주했다. 연초에는 2,116억원 규모의 제주기지 LNG저장탱크 공사를 따내, 지난해 연말 전해진 울산신항 수주 낭보로 한껏 고조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숙제는 남아있다. 20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이 이달 20일까지 해외에서 수주한 공사는 전무한 상황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해외수주 가뭄 속에서도 총 3건의 공사에서 8억 달러의 계약을 체결한 것과는 대조된다.

‘해외 영업통’이라 불리는 한찬건 사장이 언제쯤 올해 첫 해외 수주 소식을 전해줄 수 있을지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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