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인규 DGB금융 회장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집권 2기차를 맞이한 박인규 DGB금융 회장의 어깨가 무겁다. 지난달 연임에 성공한 그는 올해는 정체된 실적을 끌어올리는 한편, 비은행부문인 계열사의 경쟁력을 제고해야 하는 숙제를 품고 있다. 1분기 실적 발표가 보름 가까이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돌아온 1분기 실적 시즌

은행권 금융사들의 실적 발표 시즌이 돌아왔다. 19일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은행계 금융사들이 줄줄이 1분기 실적 발표에 나섰다. 20일에는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실적 발표가 이뤄졌다. 이외에 하나금융지주는 21일, NH금융지주는 다음주께로 예정돼있다. 

지방금융지주도 다음주께부터 줄줄이 실적 발표에 나선다. 우선 BNK금융지주가 다음주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DGB금융은 내달 11일께 1분기 발표를 할 방침이다. JB금융지주는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이 가운데 업계에선 DGB금융의 1분기 실적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기업분석사이트인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DGB금융의 순이익은 1,006억원으로 4.2%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JB금융은 616억원으로 11.5%, BNK금융은 1,683억원으로 3.2%씩 각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이익 전망도 홀로 어둡다. DGB금융은 1분기 영업이익은 1,116억으로 전년대비 14.9%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반면 JB금융은 833억원으로 11.7%, BNK금융이 2,239억원으로 3.8% 각각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 DGB금융 홀로 마이너스 성장 전망… JB금융지주 '맹추격'

DGB금융은 지난해에도 홀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인 바 있다. BNK금융과 JB금융이 각각 3.3%, 24.4% 오른 순이익을 낸 반면 DGB금융의 순이익은 2.2% 감소했다. 이에 대해 당시 DGB금융은 “자회사인 DGB대구은행의 휴면예금 관련 세금 환급금 353억원이 2015년에 이익으로 반영된 데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방금융지주사 3위권인 JB금융이 큰 폭의 성장률로 뒤를 바짝 쫒아오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평가다. JB금융이 지난해 연간 1,42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2,877억원의 순이익을 낸 DGB금융과 비교하면 규모가 절반 가까이 작지만 상승세가 매섭다.

▲ DGB금융 본사

이같은 실적 상승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은행 영업망을 확대하는 공격적인 전략과 비은행 부문 계열사들의 선전이 주효했다. 자회사인 광주은행은 전년대비 78.7% 증가한 1,03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북은행은 10.6% 증가한 56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또 JB우리캐피탈은 전년대비 14.5% 증가한 701억원을 기록,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JB자산운용도 운용자산을 크게 확대하며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반면 DGB금융은 은행 수익 편중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성장률이 작았다. 대구은행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2,65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비은행 계열사인 DGB생명과 DGB캐피탈은 지난해 순이익 149억 원과 141억원을 각각 냈다. 지난 2015년자회사로 편입된 DGB생명은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에 올해 박인규 회장의 과제는 무겁다. 정체된 실적을 끌어올리는 한편, 계열사들의 성장률도 제고해야 한다. 자산 규모 성장도 과제로 남아있다. 앞서 박 회장은 그룹의 총 자산 규모를 2017년까지 80조원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DGB금융은 자산규모는 53조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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