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후보가 집중유세 장소로 선택한 곳은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와 진주시다. 재미있는 것은 이 두 곳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악연이 있는 지역이라는 점이다. 광역시 승격을 노리는 창원시의 희망을 꺾은 인물이 바로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다. 안상수 창원시장과 홍준표 후보의 사이가 같은 당 소속임에도 ‘견원지간’이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 문재인 ‘경남 공략해 홍준표에 압도적 우세 굳히기’
문재인 후보는 이 지점을 공략했다. 마산 오동동 문화광장 유세에서 문 후보는 “NC다이노스 홈구장 건립을 창원시가 다 준비했는데 홍준표 지사의 반대 때문에 무산됐다. 제가 책임지고 추진하겠다”며 “메이저리그 구장 부럽지 않은 NC다이노스 구장을 선물하겠다”고 말했다. 광역시 승격 문제에 대해서는 “광역시로 승격은 어렵더라도 특례시로 지정해 더 많은 자율권과 자치권을 갖도록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진주시 대안동 유세에서도 문 후보는 “경남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후보가 있다. 도지사 하면서 하루아침에 아이들 급식을 끊어버렸다. 그나마 있던 진주의료원도 폐쇄해서 우리 도민을 힘들게 만들었다”며 “주민소환, 부정부패, 막말, 색깔론, 여성비하, 거짓말 등 더 말하기도 부끄럽다”고 강조했다. 최근 상승흐름을 탄 홍 후보에 대해, 상대적으로 반감이 큰 이곳 지역을 지렛대 삼아 경남에서의 압도적 우위를 이어가려는 전략으로 풀이 된다.
지지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민주당 측은 이날 창원 1만, 진주 1만5,000여 명이 운집한 것으로 추산했다. 운집한 인원수를 따지지 않더라도, 지지자들의 열정과 충성도는 피부로 와 닿을 정도였다. 자발적인 문재인 연호는 물론이고, 이상고온과 땡볕에도 자리를 이탈하는 지지자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특히 젊은 유권자들은 지지의사를 담은 푯말을 준비해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널리 알려진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과 투대문(투표하면 대통령은 문재인)부터,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 아나문(아빠가 나와도 문재인), 아낙수나문(아빠가 낙선해서 수십번 나와도 문재인) 등 다양했다. 남자친구의 손을 이끌고 유세장에 나온 30대 여성 유권자는 “이미 경남은 디비졌다(뒤바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