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경남의 1위 주류기업 무학이 임직원들에게 부당한 내용이 담긴 각서를 쓰도록 강요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뉴시스>

[시사위크=최민석 기자] 부산경남을 대표하는 주류기업 무학이 임직원들에게 부당한 각서를 쓰게 하는 등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다.

15일 <노컷뉴스>는 무학 관계자의 말을 빌어 “(무학이) 이달 1일 리뉴얼 신제품 출시와 동시에 사장과 전무, 상무 등 임원급 직원 10명에 대해 5월부터 오는 7월까지 3개월 간 신제품의 일정한 판매증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직위와 직책을 해지하고 스스로 퇴사하며, 향후 어떤 의의도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쓰고 서명, 날인하도록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해당 매체는 “일반 직원들에게도 지난 11일까지 개인별 신제품 판매목표 달성을 위한 각서를 받으면서 내부 직원들의 불만이 들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말했다.

무학 측의 이 같은 행태는 최근 지역에서 시장점유율 경쟁이 가열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지역 라이벌인 대선주조가 올해 1월부터 도수를 0.6도 낮춘 16.9도의 리뉴얼 제품을 선보이면서 1위 업체인 무학에 긴장감이 고조됐기 때문이라고 매체는 분석했다.

실제 대선주조의 간판제품인 ‘대선블루’의 부산소주시장 점유율은 지난 1월 20.4%에서 지난달 25.5%로 상승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무학은 지난달 신제조공법으로 제조한 ‘좋은데이 리뉴얼 제품’을 출시하고 시장점유율 수성에 나섰다.

해당 보도에서 무학 관계자는 각서를 받은 사실에 대해 인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직원들이 긴장감이 풀리는 것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각서를 받았고 못쓰겠다면 억지로 받을 수는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사장과 전무 등 최고위 경영진에게까지 각서를 요구했다는 점에서 이번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경영 최일선에서 뛰고 있는 대표이사 사장까지 각서를 작성하는 대상에 포함됐다는 건 오너인 최재호 회장의 지시 없이는 불가능한 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최 회장이 갑질로 언론에 오른 내린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최 회장이 수행운전기사에게 상습적으로 폭언을 내뱉고, 업무 외의 일을 시켰다는 운전기사 A씨의 폭로가 나왔다. 하지만 무학 측은 A씨가 금품을 노리고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그를 고소했다.

2심까지 가는 공방 끝에 법원은 무학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재판부는 “허위사실을 유포할 것처럼 행세해 금품을 갈취하려는 죄질이 좋지 않다”며 A씨에게 징역 10개월 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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