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진산업 본사가 위치한 용산구 청파로의 나진전자월드상가의 모습. <네이버 거리뷰>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걸그룹 AOA멤버 초아와 나진산업 이석진 대표의 열애설이 불거진 가운데, 이 대표의 친할아버지이자 창업주인 이병두 회장이 적자 속에서도 배당으로만 해마다 수억원으로 챙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 ‘회사는 적자’… 9년째 배당잔치 벌인 나진산업

17일 본지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나진산업의 지난 10년 치 감사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이 회사는 최대주주인 이병두 회장과 특수관계인들에게 매년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에 이르는 금액을 배당으로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011년부터 5년 연속으로 당기순손실이 발생해 회사 재무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한해도 거르지 않고 연차배당을 실시해 오너와 측근의 주머니를 채워졌다는 점에서 비난 여론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매출 238억1,903만원, 영업손실 17억6,976만원, 당기순손실 32억9,063만원. 지난 2015년 나진산업의 실적이다. 전년보다 11억7,000만원 정도 손실액이 늘어나면서 2007년 이후 역대 세 번째로 큰 손실을 기록했다. 횟수로만 5년 연속으로 받아든 적자 성적표였다.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만큼 회사지출을 줄여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지만 나진산업은 그렇지 않았다.

어김없이 배당 정책을 실시했다. 2억7,560만원을 배당으로 집행했다. 배당금의 절반 이상은 고스란히 나진산업 창업주인 이병두 회장에게 돌아갔다. 회사 지분 52.18%를 보유한 이 회장은 나진산업의 1대 주주다. 지분 27.27%를 보유한 3명의 특수관계인에게는 8,100만원 가량이 지급됐다.

2014년에도 사정은 비슷했다. 당해 21억2,636만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었지만, 이듬해와 같은 금액을 배당으로 지출했다. 2013년의 상황은 훨씬 심각했다. 10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오히려 배당 규모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69억6,794만원이라는 손실액에도 7억567만원이 배당금으로 집행됐다.

4억7,481만원과 10억397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던 2012년과 2011년에도 각각 배당금 7억5,670만원과 11억원이 사내유보금 등에서 빠져나갔다. 이번에도 배당금의 80% 가까이는 이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몫으로 돌아갔다.

◇ 1대 주주 이병두 회장… 배당금 절반 ‘두둑’

흑자를 냈던 2007년부터 2010년의 배당 규모는 훨씬 컸다. 적자를 기록했던 때의 11배에 이르는 거액이 배당으로 잡혔다. 9억9,304만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던 2010년에는 11억원이, 3억8,664만원을 순이익을 냈던 2009년에는 무려 22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그해 배당성향은 569%였다. 결론적으로 한해 회사 순이익의 3배에 가까운 돈이 이 회장에게 지급된 것이다.

회사 실적과 배당의 괴리가 가장 큰 건 2008년의 경우다. 43억3,370만원의 순손실을 입었던 나진산업은 배당으로 22억원을 지급했다. 2007년에도 24억4,277만원을 지급했는데 배당성향은 85%였다. 다만 지난해의 경우 아직 배당에 관한 공시가 이뤄지지 않아 이번 조사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나진산업 관계자는 “배당에 관한 내용은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병두 회장은 ‘용산의 큰손’으로 불린다. 1967년 용산에 국내최대의 전자제품 유통단지인 나진전자월드를 설립했다. 현재는 강동냉장, 영림전자, 대둔산관광호텔, 나진식품 등 계열사를 보유한 중견기업으로 성장 중이다. 17일 걸그룹 AOA 멤버 초아와 열애설에 휩싸인 이석진 대표는 이 회장의 손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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