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의점 4위 자리를 지켜오던 미니스톱이 조만간 5위로 추락할 전망이다. <미니스톱>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편의점 미니스톱의 성장이 ‘스톱’한 모양새다. 연간 7%의 저조한 점포 확대를 이어온 끝에 결국 업계 막내격인 ‘위드미’에 역전을 허용할 모양새다. 심관섭 대표의 보수적 경영이 부른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 턱 밑까지 추격한 위드미… 만년 4위 꼬리표 떼고 5위로? 

20조원 시장으로 성장한 편의점 업계에 조만간 지각변동이 일 조짐이다. 업계 순위를 결정하는 지표인 점포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 선두자리가 뒤바뀌는 건 시간문제로 관측된다. GS25의 맹추격에 속도가 붙으면서 수년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CU를 턱 밑까지 따라잡았다. 200여개 가량 격차를 보이던 매장 수는 지난달에 어느덧 30여개 차이로 좁혀졌다.

하위권에도 변동이 예고된다. 만년 4위 자리를 지켜오던 미니스톱이 업계 막내격인 위드미에 역전될 전망이다. 불과 3년여 전만해도 1,800개 이상 벌어져있던 두 업체 간 매장수는 위드미의 공격적인 확장전략 덕에 300개로 줄어들었다. 미니스톱은 순위가 하락하면서 만년 4위라는 꼬리표를 떼는 야속한 운명에 놓이게 된 셈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정작 당사자인 미니스톱은 태연한 모습이다. 오히려 5년째 미니스톱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심관섭 대표는 2년 안에 매장수 3,000개 돌파를 자신하고 있다. 심 대표는 다수의 언론 인터뷰 자리에서 “프리미엄 편의점으로서 2019년까지 3,000개 점포를 돌파하는 게 목표”라고 천명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심 대표의 목표 달성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다. “미니스톱의 연간 성장세로 봤을 때, 최소 2022년 후에나 가능한 얘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니스톱은 매장수에 있어 상위 5개사 가운데 가장 낮은 연간 평균 7%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어서다.

해마다 100~140개가량 점포수가 증가하는 추세를 고려했을 때, 심 대표가 목표로 했던 2019년에는 넉넉잡아 2,700개까지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미니스톱의 전국 점포수는 약 2,400개다.

미니스톱의 성장을 더디게 하는 요인의 심 대표의 보수적 경영에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심 대표는 최소 25평 이상의 점포만 출점한다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의 롤모델이자 편의점 선진국인 일본처럼 프리미엄 편의점 시대를 선보하겠다는 게 그 이유다. 15평 내외의 ‘구멍가게’ 수준이 아닌 다양한 상품 구색을 갖춘 ‘진짜 편의점’을 만들겠다는 게 심 대표의 포부다.

◇ ‘차별성 실종’… 대형 매장 고집하는 미니스톱

대형 매장만을 고수한다는 미니스톱은 정말 경쟁 업체들과 상품 구색에 있어 큰 차이가 있는 걸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와 소비자들의 공통적인 반응이다. “눈에 띄는 차별성이라곤 즉석에서 튀기거나 데워 판매하는 패스트푸드나 소프트 아이스크림 정도”라고 입을 모은다.

조리 시설을 갖춘 주방 시설과 이를 진열할 공간, 아이스크림 기계를 설치할 공간을 확보하다 보니 자연스레 소형 점포가 들어서기 힘든 구조라는 것이다. 기타 상품군에 있어 경쟁 업체들과 큰 차별성이 없는 미니스톱이 소형 마트 수준인 일본의 경우에 빗대 자사 브랜드를 프리미엄 운운하는 건 지약친 비약이라고 지적한다.

물론 점포수가 편의점 사업 성공의 전부는 아니다. 작더라도 프랜차이즈 사업의 생명인 점포 하나하나가 안정적이고 높은 매출을 창출하는 것이야말로 대기업 본사가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자 존재의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미니스톱의 행보는 많은 의문을 남긴다. 사실상 국내 편의점 시장이 CU와 GS25의 빅2, 여기에 3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세븐일레븐의 3강 체제가 공공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니스톱은 지나치게 여유로운 자세를 취하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되는 부분이다. 물론 후발주자인 위드미의 맹추격이 미니스톱에게는 더 뼈아픈 일일 것이다.

미니스톱 관계자는 “묵묵히 미니스톱은 미니스톱만의 길을 걸어 가겠다”면서 “업계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양적 팽창보다는 질적 발전에 중점을 두는 전략을 계속해서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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