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용산구 숙대입구 역 앞에 위치한 금강제화 매장의 모습. <시사위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제화명가 금강제화가 본업이 아닌 부동산 시장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가장 비싼 금싸라기 땅을 소유하고 있는가 하면 강남빌딩 매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 인천‧전북 ‘몸값 1위’ 땅… ‘금강제화빌딩’

지난 5월 30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2017년 개별공시지가’에 따르면 금강제화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총 2곳(인천‧전북)에서 가장 비싼 땅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에서는 부평동의 금강제화빌딩이 1위치를 차지했다. 부평대로 방향 문화의 거리 입구에 위치한 이곳의 ㎡가격은 1,195만원이었다. 서울 면적의 13배에 이르는 전북에서 가장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토지 역시 금강제화의 소유였다.

전주시 고사동에 자리한 금강제화로 ㎡ 가격은 690만원을 기록했다. 지역 번화가인 문화의 길 한 켠에 자리잡은 이곳은 2006년 이래로 12년 연속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국의 대표성 있는 50만 필지를 골라 책정한 ‘표준공시지가’에서도 금강제화는 두각을 나타낸다. 지난해 부산에서 가장 비싼 땅은 전년과 같은 부전동 서면 금강제화(㎡당 2,500만원)였다. 청정섬 제주에서는 일도일동 금강제화 자리가 수년간 1위 자리를 지켜오다 지난해 2위로 밀려났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금강제화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금강은 전국에서 15만9,992㎡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 해당 토지의 장부가격은 2,385억원이며, 공시지가로는 2,030억원이다. 이외에도 금강 3세 김정훈 부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스프리스(2만5,303㎡)를 포함한 다수의 계열사들도 수천㎡ 크기의 토지를 소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강 소유의 땅 대부분은 공장 용지다. 전체의 63%(10만1,526㎡)가 여기에 해당한다. 물류창고로도 4만5,797㎡가 사용되고 있으며, 매장으로 1만541㎡가 쓰인다. 하지만 장부가액 13억에 이르는 약 400평(1,267㎡)의 땅은 용도를 알 수 없는 ‘창고 외’ 목적으로 분류해 두고 있다.

◇ ‘금강제화(주)’ 부활… 부동산 임대 확산 신호탄?

금강제화는 지방 부동산 시장에서만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는 건 아니다. 최근 서울의 강남빌딩 시장에서도 큰 이슈를 불러 모았다.

동종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삼성물산(패션부문)의 강남 교보타워 사거리 인근 논현빌딩을 매입해 재계와 강남의 큰손을 놀라게 했다. 특히 건물을 매입한 주체가 금강이 아닌 그룹의 지주사격인 금화에 합병돼 자취를 감쳤던 ‘금강제화(주)’로 알려지면서 세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금강제화(주)의 주업이 부동산 임대업이라는 사실에 견주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제화업을 대신할 미래 먹거리로 부동산을 지목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2015년 금강제화는 60억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내면서 후발업체인 엘칸토에 업계 1위 자리를 내 준 바 있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부동산이나 임대 사업에 대한 내용은 일반 직원이 알기 힘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논현빌딩은 지난 4월말부터 금강제화의 신사옥으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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