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7 18:43 (목)
[르포] 코스피·코스닥 고공행진… 위험한 유혹 기승
[르포] 코스피·코스닥 고공행진… 위험한 유혹 기승
  • 권정두 기자
  • 승인 2017.06.09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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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주식시장이 호황인 가운데, 각종 정보를 미끼로 한 사기 행각이나 투자자 모집 등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최근 코스피와 코스닥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주식정보를 미끼로 한 각종 사기 및 불법 투자자문 행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자칫 큰 피해를 입고도 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 온라인 게시판에 남겨진 유혹과 연락처들

한주가 시작된 지난 5일. 국내 한 포털사이트가 운영 중인 주식 정보 코너에서는 일반 투자자들의 눈길과 클릭을 부르는 게시물이 종종 포착됐다. 각 기업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게시판에 ‘XXXX(기업 이름). 확실한 정보’, ‘내부 직원 소식’ 같은 식의 제목을 단 게시물이 올라온 것이다. 해당 기업은 최근 특정 이슈로 주가가 크게 올랐고, 이에 많은 투자자들이 게시판을 찾고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제목을 클릭하고 들어가자 별다른 내용은 없었고, 정보를 원할 경우 문자를 남겨달라는 말과 함께 연락처만 적혀 있었다. 이에 해당 번호로 문자를 남겼다.
 
이 같은 유형의 글은 다른 기업 게시판에서도 볼 수 있었다. 한 군데 더 문자를 남겼다. 잠시 후 적정 매수가와 함께 어떤 이유로, 어느 정도까지 주가가 오를지 설명한 답장이 왔다. 물론 주식을 사진 않았다. 그런데 해당 기업의 주가를 지켜보니 잠시 오르는 듯하다 내려가길 반복했다. 결과적으로 답장에 적힌 매수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처음으로 문자를 보냈던 곳에선 5~6시간 뒤 “현재 너무 많은 연락이 와서 내일 한 번에 보내드리려고 한다. 카톡으로 보내드리겠다”는 답장이 왔다.

이튿날 오후. 갑자기 카톡 알림이 울려 스마트폰을 켜자, 한 단체카톡방에 초대된 상태였다. 편의상 방을 만든 이를 A라 칭하겠다. A는 총 20명을 초대해 방을 만들었다.

A는 “어제 저에게 연락 주셨던 분들이다. 다들 인사하시길 바란다. 제가 알고 있는 주식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방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리곤 개별상담을 하겠다며 자신에게 개인 메시지로 기업 및 매수가를 말해달라고 했다. 해당 주식을 매입하진 않았으나, 문자를 보냈을 때 즈음의 주가를 적어 보냈다. 조금 기다리자 해당 주식에 대한 장문의 조언을 받을 수 있었다.

이때쯤 10여명 넘는 사람들이 별다른 말없이 단톡방을 나갔다. 그러자 A는 “한 번 나가면 재초대를 할 수 없다.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말없이 나간 이들이 있는 반면, “기다리겠다”, “초대 감사드린다”, “잘 부탁드린다” 등의 인사를 남기는 이들도 있었다.

개별상담을 마친 A는 “향후 3주 동안 주식 종목을 추천 및 조언해주겠다. 무료로 진행되니 구경한 해도 된다”고 말했다.

다음날. A는 주식시장이 열리기 전 아침인사를 건넸다. 그리곤 해외 주식시장 현황과 각종 지표를 종합 분석해 간단하게 요약한 이미지를 보냈다. 이어 “다른 무료체험방은 모르겠으나, 여기선 리스크를 무시하고 수익만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꾸준하고 안전한 수익을 추구하고, 추천을 남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매수가격과 비중부터 매도하는 순간까지 모든 신호를 드릴 것이니 따라오라”고 강조하며 이용수칙도 공지했다. 여기엔 추천 매수가나 비중을 넘겨서 매수하지 말 것, 개인 판단으로 신호를 벗어난 매매를 하지 말 것, A 외에는 종목 추천 등을 하지 말 것, 다른 사람을 단톡방에 초대하지 말 것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 금세 나온 수익… 뒤이은 유료회원 가입안내

모든 안내를 마친 A는 잠시 후 첫 추천종목을 알려왔다. B기업 주식을 특정 매수가격 구간에서 사라는 신호였다. 뒤이어 해당 기업의 주가 차트와 함께 “상승세로 끌고 가겠다는 세력의 신호”라고 설명했다.

놀랍게도 A가 추천한 직후 B기업의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약 3시간 뒤, A는 “B기업 매도하겠다. 절반 정도는 개별적으로 가지고 있어 봐도 좋다. 수익 축하드린다”고 매도 신호를 줬다. 매수가와 매도가를 비교하니 약 3%가 조금 넘는 수익이 났다.

또 다음날. 역시 A는 주식시장이 문을 열기 전 인사를 건네 왔다. 전날 추천한 B기업 주가는 여전히 상승세를 타고 있었고, 이에 대한 축하메시지가 이어졌다. 한 투자자는 자신의 주식 프로그램 화면을 캡처해 올리며 A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이 투자자는 800만원이 조금 넘는 돈을 투자해 하루 만에 60만원이 넘는 순수익을 거뒀다. 7%가 넘는 수익률이었다. 다른 투자자들도 “믿음이 간다”, “잘 부탁드린다”, “멋지다” 등의 찬사를 보냈다.

물론 A의 추천은 수익을 가져왔지만, 손실과 관련한 안내는 한 번도 없었다. 정식으로 투자자문 계약을 맺은 것이 아니었기에, 만약 손실이 발생했다면 고스란히 투자자 본인이 책임을 져야 했다.  

훈훈한 분위기가 조성되자 A는 “안내드릴 것이 있다”며 유료회원 모집 안내를 시작했다. 얼마 전 새로 생긴 것으로 보이는 투자자문업체였다.

A의 안내에 따르면, 유료회원은 3주의 체험기간 동안 두 차례에 걸쳐 선착순으로 모집했다. 1차 모집으로 유료회원이 되는 것이 조금 더 많은 혜택이 있었다. 서비스도 두 가지로 구분돼있었다. 더 비싼 서비스와 일반 서비스였다. 일반 서비스는 한 달 비용이 수십만원 수준인 반면, 비싼 서비스는 한 달에 수백만원을 내야했다. 또한 비싼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일정 금액 이상의 투자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했다.

투자자들은 큰 관심을 보였다. 바로 시작하고 싶다는 투자자도 있었다. 하지만 A는 아직 빈자리가 없다며 기다려달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이때 두 번째로 문자를 보냈던 곳에서 또 다시 문자가 왔다. C기업 주식이 오를 예정이니 매수하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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