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그룹이 국내 30대 기업 집단 가운데 지난 5년간 사내 유보금이 가장 많은 오른 기업으로 조사됐다. <뉴시스>

[시사위크=최민석 기자] 국내 30대 기업 집단의 사내 유보금이 7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에 정부가 기업들이 이익을 임금 인상이나 배당에 쓰도록 유도하기 위해 2도입한 ‘기업소득환류세제’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자산 상위 30대 그룹 소속 178개 상장사의 감사보고서(별도 기준) 기준 유보금은 3월 말 기준으로 691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상장사의 유보금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2012년 말 515조4,000억원 ▲2013년 말 557조7,000억원 ▲2014년 말 602조4,000억원 ▲2015년 말 655조원 ▲2016년 말 681조원을 기록했다. 5년 사이에 이들 기업들의 유보금이 176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유보금은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에서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나눠주고 남은 이익잉여금과 자본거래에서 생긴 자본잉여금을 더한 것이다.

이 중 4대 그룹 상장사 유보금이 146조4,000억원이나 늘어났다. 삼성그룹이 3월 말 기준 219조5,000억원으로 2012년 말보다 65조원(42.0%)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은 121조7,000억원으로 5년 사이 43조4,000억원(55.5%) 늘었다.

SK그룹의 유보금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70조6,000억원으로 5년간 28조1,000억원(66.2%) 증가했다. LG그룹은 상장사 보유 유보금이 38조9,000억원에서 48조8,000억원으로 9조9,000억원(25.5%) 늘었다.

롯데그룹과 포스코그룹은 5년 전보다 각각 5조9,000억원과 5조2,000억원 증가했다. 두산그룹과 신세계그룹은 각각 3조7,000억원, 3조3,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업황 침체로 실적 부진에 빠진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그룹 유보금은 크게 줄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유보금이 14조8,000억원으로 5년 새 3조1,000억원 감소했다.

대우조선해양그룹은 2012년 2조9,000억원이던 유보금이 마이너스(―)가 됐다. KT그룹과 대우건설도 5년 전보다 유보금이 각각 4,000억원과 1조1,000억원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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