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 출석하기 위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이틀째 진행되고 있는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모양새다. 김 후보자를 향한 야당의 이념 공세와 여당의 반박이 공방을 반복하면서 제대로 된 청문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30일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열고 검증에 나섰다. 이날 청문회는 시작부터 치열한 여야 간 신경전이 펼쳐졌다.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총장으로 재직했던 전태일사이버노동대학의 ‘사회주의 이행 12대 강령’을 예로 들며 “철저하게 대한민국 헌법과 헌정질서를 부정하고 있다. 특히 교육 혁명 부분을 보면 학생들을 사회적 실천가로 길러내는 일이라고 서술하고 있다”고 이념 공세를 펼쳤다. 김 후보자는 “그것은 사이버노동대학에서 공부하는 노동자·활동가들의 생각이 모여서 그렇게 된 것이고 제 입장과는 거리가 있다. 교육감을 할 때는 정책 중립성 중심으로 교육감 직분을 수행하려고 노력했다”고 답했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당 의원들을 겨냥해 “어제부터 사상검증이 계속 되고 있다. 야당엔 과거 운동권 출신 없느냐. 생각은 바뀔 수 있는 것”이라며 “(김 후보자가) 가장 최근에 쓴 책을 보면 과거 강성 이미지와는 상관없이 나름대로 합의·공감대·소통이 필요하단 온건 개혁주의적인 모습을 보인다. 사람은 변할 수 있는 것이지 갑자기 청문회에서 거짓말을 한다거나 그런 것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논문표절 공세도 이어졌다. 이종배 한국당 의원은 김 후보자의 석사학위논문 일부를 인쇄해 펼쳐들고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김 후보자는 “그때 1982년 무렵 경영학 논문 관행 따라 정확히 했고 포괄적 인용 방식을 사용했기 때문에 전혀 (인용) 표시가 없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이에 이 의원은 “위증이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러자 유 위원장은 “후보자가 포괄적 인용을 했다는 부분을 형광펜이든 표시를 넣어서 제출해주시면 좋겠다”고 중재했다.

여야 간 공방이 이틀째 이어지면서 의원들도 예민해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긴급하게 의사진행발언 기회를 요청한다”고 발언기회를 얻어 한선교 한국당 의원 뒤쪽에 앉아있던 보좌진 2명을 향해 “일어나보시라. 지금 구경왔느냐”며 “제가 들릴 정도로 큰소리로 떠들고 (김 후보자를) 조롱하고 있다. 신성한 청문회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이냐”고 퇴장을 요청했다. 이에 한 의원은 보좌진을 향해 “거기 조심해”라고 윽박질렀다. 전희경 의원은 “보좌진들도 국가 공무원이다. 지적을 하더라도 점잖게 하셔야지”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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