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산업통상부 장관 후보자에 백운규 한양대 교수,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박능후 경기대 교수를 지명함으로써 인선 매듭을 지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54일 만인 3일 1기 내각 인선을 마무리했다. 전체 17개 부처에 임명 또는 내정된 장관후보자 중 여성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김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자·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등 4명이다. 비율로 따지면 23.5%다. “초기내각 30%를 여성으로 채우겠다”던 대선 공약에 조금 못 미치는 수치다.

문 대통령은 산업통상부 장관 후보자에 백운규 한양대 교수,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박능후 경기대 교수를 지명함으로써 인선 매듭을 지었다. 문 대통령이 ‘여성 30%’ 공약을 내건 만큼 남은 2개 부처 장관직에는 여성을 지명할 것이란 기대가 있었으나 모두 남성으로 채워진 것이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돼 중소기업벤처부가 신설될 경우 이곳에 여성 장관 후보자를 지명할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그 경우에도 비율로 따지면 27.8%로, 30%엔 미치지 못한다.

물론 역대 정부의 1기 내각과 비교했을 때 23.5%는 가장 높은 여성 비율이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내각에서 여성 각료는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 등 2명이었고 이명박 정부 때는 변도윤 전 여성가족부 장관 1명뿐이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부터 ‘페미니스트 선언’을 하고 ‘성평등 내각’을 강조해왔던 만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인선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오신환 바른정당 대변인은 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과 동시에 번번이 지켜지지 못하고 있는 인사 공약과 관련해 대통령과 문재인 정부는 국민들께 사과와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며 “산자부·보건부 장관 후보자 지명으로 인해 여성 내각 30% 공약이 또 깨졌다”고 비판했다.

오 대변인은 “남은 방법은 야당이 부적격으로 지명하는 조대엽 고용노동부·송영무 국방부·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고 여성 후보자로 재지명하는 게 공약을 달성하는 유일한 길”이라고도 했다. 만약 야당이 반대하고 있는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고 노동부·국방부·교육부 자리를 여성으로 채운다면 여성 30% 내각 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은 “임기 내 남녀 동수 내각을 실현하겠다”고도 공약했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여성 30%의 취지와 정신은 모범답안처럼 있는 것이 아니라 계속 갖춰나가는 것이다. 꼭 장관만 (임명)하겠다는 것보다는 차관까지 더 넓은 공직 범위를 할 수 있다면 그것이 취지에 맞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의 1기 내각 현황.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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