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신한은행 제치고 경찰 대출 사업권 확보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초격차 리딩뱅크로 나아가자.”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3월 취임 일성으로 한 말이다. 그런데 목표 달성이 마냥 녹록지는 않은 분위기다. 경쟁자인 KB국민은행의 추격이 생각보다 매서워서다. 최근에는 경찰청 대출 사업권을 KB국민은행에 내주는 상황도 맞이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경찰청의 ‘참수리대출’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참수리대출이란 경찰공무원을 대상으로 대출한도와 금리를 우대해주는 신용대출 상품이다. 최대 연 소득의 2배까지 2~3%대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저금리 대출로 5년간 독점적으로 취급할 수 있다. 14만여명에 달하는 경찰공무원을 대상하고 여신 부실률이 낮아 ‘알짜 사업’으로 꼽힌다. 참수리대출 규모는 5년간 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권의 독점적 지위는 신한은행이 누려왔다. 그러나 사업권 확보 경쟁에서 밀리면서 KB국민은행에 내줬다. 이번 경쟁에는 기존 사업자인 신한은행을 포함한 총 4곳의 은행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경찰청은 대출 상품(60%)과 복지카드(30%), 각종 서비스 업무수행 능력(10%) 등의 항목에 대한 심사를 거쳐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국민은행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조율 단계를 거쳐 협약이 체결되면 국민은행은 앞으로 5년간 경찰공무원을 상대로 대출과 복지카드 등의 영업 독점권을 갖게 된다.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사업권을 확보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신한은행으로서는 뼈아픈 결과가 아닐 수 없다. 5년간 정성들여 키워온 시장을 가장 강력한 리딩뱅크 경쟁자에게 내주게 됐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은행권 1인자 자리를 지켜온 신한은행은 국민은행의 매서운 추격을 받고 있다. 올 1분기에는 당기순이익 1인자 자리를 KB국민은행에게 내주기도 했다.

이에 위성호 신한은행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위 행장은 취임 일성으로 ‘초격차 리딩뱅크’를 목표로 내세운 바 있다. 2분기 실적 발표가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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