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인근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모습. <금융투자협회 제공>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보수 정권보다는 진보 정권에서 주가 성적이 대체로 더 좋았다고 한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인근 식당에서 열린 하계 기자간담회에서 꺼낸 말이다.

이날 황 회장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새 정부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황 회장은 “최근 주가가 최고치를 경신했고 펀드시장은 활력을 회복해서 활황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증시 호조에는 기업이익 개선 뿐 아니라 기업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벌의 사익 추구 등에 대해서 철퇴를 내리면서 시장이 굉장히 깨끗해지고 총수를 위한 지배구조가 아니라 주주 전체를 위한 지배구조로 바뀌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높아졌다”며 “이 같은 전망에 일부 외국 증권사에서는 문재인 정부 임기 말에 코스피 지수가 4,000선까지 오를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이야기해 보니 진보·보수 정권 중 진보 정권이 주가 실적이 더 좋았다”고 언급했다. 김대중 정부 때는 IT 관련 주가가 활성화됐고 노무현 정권에서는 펀드 활성화 정책이 시장이 성장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황 회장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자본시장 육성 관련해 자주 이야기 하고 있고, 새 정부에서 발탁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대단히 높은 편”이라며 “향후 자본시장에 긍정적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황 회장은 “지금은 국내 자본시장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시기”라고 강조하며 자본시장법 개정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자본시장법이 모든 자본시장의 행동을 규율하는 법인데 2007년에 원칙 중심으로 만들었다가 다음해 글로벌 경제 위기가 오면서 시행 직전 포지티브 규제 중심으로 법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자본시장이 좀 더 창의력을 발휘하려면 네비게이션이 아닌 나침판만 가지고 가는 모험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며 “우리의 법과 제도가 원칙 중심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전문투자자와 일반투자자의 규제 체계 이원화 ▲자본시장 금융허브 기반 마련 ▲증권업계의 자정적인 노력 등도 자본시장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투자협회는 조만간 외국의 법과 규제 등 사례 연구에 바탕을 둔 증권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해 조만간 발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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