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바른정당에  '보수통합'을 구애하고 있지만, 바른정당은 "통합은 혼자서 하냐"며 반발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보수의 본진’ 자리를 두고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국당은 ‘보수통합론’을 내세우며 “바른정당은 흡수될 정당”이라고 공언하고 있고, 이에 맞서 바른정당은 한국당 의원들에게 ‘바른정당 가입’을 권유하는 형세다.

홍문표 한국당 사무총장은 지난 10일 취임사에서 “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분열된 보수정당을 ‘포용과 통합의 정신’을 담아내 반드시 내년 지방선거 전에 합당시키겠다. 다시는 보수가 분열되는 아픔을 겪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는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최근까지 바른정당 흡수통합을 주장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앞서 홍준표 대표는 대선 때 바른정당을 ‘기생정당’이라고 지목하며 “정치적 견해가 같은 사람들끼리 다시 합치면 될 일을 사상과 이념이 다른 정당이라며 ‘당대 당 통합’을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흡수통합론을 주창했다.

한국당은 류석춘 혁신위원장을 내세워 혁신에 나선 뒤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류석춘 혁신위원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는 국민의 가치를 대변하고 구현하기 위해 존재한다. 당대의 가치는 국민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다음 시대의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기능해야 한다”면서 보수 대혁신을 예고했다. 류 위원장은 또 바른정당과의 통합 가능성에 대해 “현실정치의 구체적 현안은 제가 뭐라고 할 필요가 없다”면서도 “가치를 실현하는 정당으로 탈바꿈하는 게 제일이고, 그 원칙이 갖춰지면 현장에 있는 사람이 선택하는 것”이라고 했다.

◇ 지금은 ‘보수통합’ 없다…”가능성 제로”

한국당이 끊임없이 ‘보수통합’을 강조하는 것을 두고 바른정당은 “합당을 혼자 한다고 해서 되냐”고 비꼬았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1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보수통합을 강조한 홍문표 한국당 사무총장의 발언에 대해 “도로 새누리당은 곤란하다. 합당 건의가 아니라 치열하게 보수 경쟁하자”면서 이 같이 밝혔다. 이어 “(한국당의 혁신이) 국민들이 흡족할만큼 수준으로 바뀔지 의문을 갖고 있다”면서 한국당과의 통합을 전면 부정했다.

이혜훈 대표 역시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흡수통합’ 발언과 관련, 지난 1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난파선이 난파하는데 거기 있어서야 되겠느냐”면서 “구명보트인 바른정당에 옮겨야 산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과거 홍 대표와 마찬가지로 자신들이 주도하는 통합을 주창했다. 이 대표는 지난 7일 기독교 지도자들과의 조찬간담회에서 “보수가 이대로 영원히 분열된 채 갈 수 없지 않냐”며 “결국 바른정당을 주축으로 낡은 보수를 청산하고 (한국당을) 흡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태경 최고위원도 지난 4일 자신의 SNS에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흡수통합론에 대해 “홍 대표와 한국당이 제정신이라면 ‘바른정당 흡수’ 같은 허튼소리부터 할 일이 아니라, 몸집만 비대할 뿐 정치적 영향력은 점점 왜소해지고 있는 자신들의 문제부터 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하 최고위원은 한국당을 ‘종북몰이 극우정당’으로 규정하고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최고위원은 지난 9일 바른비전위원회 토론회에서 “극좌인 종북정당 통합진보당을 해산했듯이 종북몰이 극우정당인 한국당을 해산할 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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