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휘날리며 ‘보수여 결집하라’…계파 파동으로 분열 개연성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신임 주요당직자 임명장 수여식에서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신영호 기자]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오름세를 타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한국당의 지지율은 대선 이후 10%대에서 15%대 안팎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동정’ 정서가 강한 대구 경북, 60대, 구여권 핵심 지지층의 결집 덕분인 것으로 분석됐다. 정치권 안팎에선 한국당의 개혁의 키를 쥔 류석춘 혁신위원장을 보수 결집의 핵심 동력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외연확장은 사실상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계파 갈등이 불거져 보수가 다시 분열될 개연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류석춘 한국당 혁신위원장은 11일 여의도 당사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류석춘 혁신위원장은 이날 주요 개혁 의제인 박근혜 대통령 탄핵 찬성 여부와 출당 문제, 그리고 친박계 청산 문제에 대해 소신을 밝혔다.

류석춘 혁신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정치적 실패라고 규정했다. 국정농단에 의한 심판이라는 일부 여론과는 어긋나는 입장이다. 그는 “대통령이 권한과 능력을 활용해 본인 가치를 실현하려는 노력을 했어야 하는데 그런 일을 잘 못해서 겪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류석춘 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잘못만 있는 건 아니다. 그래서 실제 저지른 잘못보다 너무 과한 정치적 보복을 당하는 건 아닌가”라며 “그런 점에서 당이 일방적으로 감옥에 있는 박 전 대통령을 출당 조치하는 건 시체에 칼질하는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 출당 불가에 못을 박았다.

류석춘 위원장은 인적 쇄신에 있어 친박계 청산 문제를 비껴갔다. ‘인적 쇄신의 요체는 친박인가 탄핵을 찬성했던 탈당파인가’라는 물음에, 류 위원장은 “두 가지 방향에 다(들여다 볼 것”이라며 “이쪽은 이쪽대로 저쪽은 저쪽대로 다 문제가 있어서 그런 문제의 경중을 따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의 권순정 조사분석실장은 이날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류 위원장의 메시지는 지금 보수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 있다”면서 “지금 한국당을 지지하는 보수층의 지지강도를 강화시켜 핵심 지지층을 굳건히 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얼미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당의 지지율은 6월 1주차 14.3%, 2주차 14.7%, 3주차 14.5%를 기록하다 4주차에는 15.9%를 나타냈다. 7월 1주차에는 15%대를 넘어 16.2%를 기록하는 등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권순정 실장은 “대선 직후에 비해 대구경북, 60대 이상, 구여권 지지층 등 핵심 지지층을 중심으로 해서 완만하게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이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기자실에서 기자회견 중 취재진 질문에 답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뉴시스>

권순정 조사실장은 “지금 보수층은 예전에 비해서 보수적 색깔이 훨씬 강하다. 대선을 경과하면서 스스로가 보수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중도라든지 다른 성향으로 바뀌고 난 후 남은 지지층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지지율은 박근혜 탄핵, 대여관계에 대한 한국당 지도부의 행보를 지켜 본 핵심 보수층의 평가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보면 류석춘 혁신위원장의 혁신 방향이 핵심 보수층의 정서를 대변하는 면이 있어, 향후 보수 결집강도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국당의 외연확장은 더 어려워져 자칫 영남(TK)자민당으로 당세가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류 혁신위원장의 취임 기자회견과 과거 칼럼을 보면 개인 의견인지 당 혁신 방향을 제시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당이 혁신이라는 이름을 극우화되는 것 같아 심각한 우려를 하게 된다”고 썼다. 당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류 위원장을 보면서 당이 진짜로 TK자민당으로 가는 것 아닌지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권순정 실장은 “외연확대 성장성 지지율 높이는 부분을 고려하면 지금 10%중반 지지도 가지고 내년 지방선거를 치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석춘 혁신위원장의 메시지와는 다른 차원에서, 근본적으로 류 위원장이 한국당 쇄신을 이끌 적임자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뉴라이트 출신의 학자는 우리나라 전통 보수와 맞지 않아, 오히려 류 위원장이 핵심 지지층 복원에 장애가 될 것이란 주장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본지 통화에서 “우리나라 보수가 이념이나 노선이 없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집행을 안 해서 그렇지 전통 보수는 공화주의”라며 “뉴라이트는 개인의 이윤추구를 중요시하는 신자유주의이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 노선이었다. 이런 노선은 국가와 집단을 우선시하는 영남 등 전통 보수층(TK)하고 생래적으로 맞지 않는다. 오히려 충돌이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홍형식 소장은 “인적쇄신에 있어 뉴라이트 계열이 아닌 친박을 견제해 왔던 사람이 와서 했으면 문제가 없지만 뉴라이트 계열에 친이계 사람이 인적 청산을 하면 계파 파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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