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타워에 건립된 괴테 동상.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과거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란 제목으로 널리 알려졌던 ‘젊은 베르터의 고뇌’는 괴테가 25살에 발표한 작품이다. 당시 괴테는 약혼녀를 사랑하게 돼 실연의 아픔을 겪던 중 같은 이유로 자살을 선택한 친구의 소식을 접하고 충격에 빠졌다. 죽음의 충동을 마주하며 4주 ‘젊은 베르터의 고뇌’를 완성했다. “몽유병 환자처럼 거의 무의식 중에 써내려 갔다”는 것이 괴테의 말이다.

이처럼 치열함 속에 탄생한 이 작품은 변화를 갈망하던 청춘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고, ‘청춘의 고전’이라 불리며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데 청춘 필독서 ‘젊은 베르터의 고뇌’가 대기업 사장단 회의에 등장했다. 18일 열린 롯데그룹 상반기 그룹 사장단회의에서다.

나이 지긋한 대기업 임원들과 ‘젊은 베르터의 고뇌’는 썩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럴만한 이유를 이해하게 된다.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은 젊은 시절 열렬한 괴테의 팬이었다. 특히 ‘젊은 베르터의 고뇌’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롯데’라는 기업이름도 ‘젊은 베르터의 고뇌’ 속 등장인물인 ‘샤롯데’에서 따온 것이다.

아버지 신격호 회장의 괴테 사랑은 신동빈 회장에게도 이어졌다. 롯데월드타워 광장에 괴테 동상까지 세웠을 정도다.

18일 사장단 회의에서 ‘젊은 베르터의 고뇌’가 등장한 것은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의미에서다. 신동빈 회장은 추천사를 통해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어디에서 온 것인지를 생각해 보고 우리 기업의 이름이 지향하는 정체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해보자”고 강조했다.

또한 이날 회의에서 신동빈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급격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강조해온 ‘질적성장’을 재차 언급하며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통한 ‘질적성장’이 바로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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