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대구경북발전협의회 창립총회에 참석한 홍준표(오른쪽) 자유한국당 대표가 백승주 경북도당위원장이 많은 도움을 바란다고 너스레를 떨자 웃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시선이 대구 지역 당협위원장으로 향하고 있다. 차기 지방선거나 총선을 염두에 둔 행보로 해석된다. 홍준표 대표의 시선을 두고 한국당 의원들의 의견은 찬반 양론으로 갈려 당내 갈등의 불씨로 떠오르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 지도부·초선의원 연석회의에서 “대구에서 비어있는 지역위원장을 맡으면 좋겠다. 당 대표가 대구 지역위원장을 맡으면 한국당의 중심이 대구가 된다”고 밝힌 것으로 참석한 의원들이 전했다.

홍 대표가 대구 지역 당협위원장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두 가지로 추측된다. 홍 대표가 대구의 당협위원장을 맡을 경우 대구·경북지역의 위상이 올라가고, 내년 지방선거 국면에서 ‘당대표가 관리하는 지역’인 만큼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 관리 차원의 행보라는 해석이다. 이와 함께 홍 대표의 대구행이 3년 뒤 총선과 5년 뒤 대선 재도전을 위한 큰그림이라는 해석도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대구 달서구병 또는 대구 수성구을 지역 중 한 곳을 홍 대표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달서구병의 경우 무소속 조원진 의원 지역구로 조 의원의 탈당과 함께 공석이 됐다. 수성구을은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지역구로 자리가 비어 있는 상태다.

홍 대표가 대구지역의 당협위원장을 맡게 된다면 달서구병 혹은 수성구을 가운데 한 곳으로 가면 된다. 이와 관련, 한국당 대구시당은 공석인 달서구병·수성구을 당협위원장 선임에 대한 공고를 조만간 낼 것으로 알려졌다.

◇ ’편한 곳’ 택한 홍준표

홍준표 대표는 지난 18일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대구ㆍ경북(TK)이 공황상태다. 심각한 공황상태인 TK를 안정시키기 위해서 (당 대표인 내가) 현재 공석인 대구 달서병 당협위원장으로 갈 필요성이 있으며 당내 의견을 수렴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당은 설왕설래하고 있다. 홍 대표의 대구행에 찬성하는 의원들은 “그동안 대구·경북지역에 신경을 덜 쓴만큼 당대표가 당협위원장을 맡으면 한국당의 중심이 대구가 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바른정당과 TK주도권 싸움을 하고 있는만큼 공석인 대구 수성구을 당협위원장을 맡아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와 경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반대하는 의원들은 “한국당 외연 확장을 위해 수도권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데, 당대표가 편한 길 가려 한다”고 지적한다. 당내 친박근혜계 의원들은 “장기집권을 위한 시나리오이자 2020년 총선에 나서기 위한 행보”라고 강하게 비판한다. 특히 한 친박계 의원은 홍 대표의 대구행을 두고 “험지에 나가도 모자란 당대표가 유리한 곳을 탐하고 있다”며 “인천상륙작전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낙동강 전선으로 후퇴하겠다는 격”이라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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