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열린 남원정 앵콜쇼에 참석한 정병국(왼쪽부터) 전 대표, 원희룡 제주지사, 남경필 경기지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2004년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에서 원조 소장파로 통했던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이 26일, 바른정당을 향해 소통과 가치정당을 주문했다. 바른정당 비전위원회가 이날 주최한 ‘남원정 앵콜쇼’에서 원조 소장파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정병국 전 대표는 앞으로 바른정당이 생존해야 하는 비법에 대해 이 같이 답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소통’을 주문했다. 남 지사는 “제가 당직자들과 대화를 해보니까 소통 부족을 지적하더라”면서 “여러 의견을 모아 토론회 결과로 (바른정당만의) 길을 찾아갔으면 한다. 지금가지 길을 잘 찾고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늘 옳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개인적 능력으로 (바른정당의 길을) 가고 있는 것 같아 위험하다.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집단의 힘, 같이 가는 사람이 얼마나 힘을 내면서 해주느냐인데 주변 의원들과 특히 당직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청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제주지사 역시 “개혁을 목표로 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어떤 부분에서 더 어울려야 하는지 현실적이고 실제 삶을 이끌어가는데 굵직한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당의 존재 이유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런 면에서 우리 국민들이 답답해하는 상황 가운데 우리 당이 어떤 목소리, 어떤 구호, 어떤 물줄기를 국민과 함께 치열하게 따라갈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병국 전 대표의 경우 바른정당에 ‘긴 호흡’을 주문했다. 정 전 대표는 “(지금 바른정당이) 너무 일을 많이 벌리고 서두르는 것 같다. 그러다보면 우리가 꼭 챙기고 지켜야할 원칙을 잃어버릴 수 있다”며 “지금부터 바른정당이 창당정신을 제대로 구현하고 긴 호흡을 갖고 하자. 앞만 보고 가면 기회는 온다”고 격려했다.

이들은 이와 함께 정치권에서 이슈로 떠오른 ‘보수통합론’에 대해 각각 의견을 개진하며 바른정당의 향후 진로에 대해 고민했다. 보수통합론을 두고 원희룡 지사는 필요성을, 남경필 지사와 정병국 전 대표는 독자노선을 주장했다.

◇ ‘차별화’ 주문한 남원정

17대 국회 당시 한나라당 원조 소장파로 불렸던 남·원·정 트리오는 바른정당에 한국당과 차별화도 주문했다. 남경필 지사는 “한국당은 여전히 종북좌파, 좌파정권 이런 식의 색깔론으로 상대방을 찍으려는 버릇이 다시 나오고 있다”며 “(바른정당은)색깔론으로 상대방을 공격하지 말자. 이념으로 상대방을 공격하지 말자”고 제안했다. 원희룡 지사는 “신(新) 보수 바른정당이라면 국민이 원하는 보수를 해야 한다. 권력과 기득권에서 탈피하고, 철저하게 국민 입장에서 (정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병국 전 대표는 ‘정치인 육성’ 필요성을 제기했다. 정 전 대표는 “청년정치학교 뿐 아니라 기성정치인 학교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보수가 지켜야 할 가치, 바른정당의 가치철학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함께갈 수 있는, 선거공학적인 정당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정당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남·원·정 트리오는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보수통합론’을 두고 이견을 보였다. 남 지사와 정 전 대표는 독자노선을 주장한 반면, 원 지사는 ‘바른정당 중심의 통합’을 강조했다.

원 지사는 “국민들이 원하는 대한민국 세력구도의 균형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국민 속에서 존재감을 키우며 다가오는 선거를 어떻게 할지 무한 책임져야 하는 정치과정이 남아있다”며 “통합은 우리를 지키기 위한 소극적인 것보다 앞으로 다가오는 파도들을 어떻게 해쳐갈지 고민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원 지사의 주장에 남 지사는 “보수진영은 분리된 게 아니라 구조조정 과정에 있는 것”이라면서 “선거 승패 이런 것 때문에 통합 논의 하는 것은 반대”라고 했다. 정 전 대표도 “우리 창당 정신을 기반으로 바른정당을 바로 세우는 게 중요하다”며 “원 지사 말처럼 ‘바른정당 색깔로 통합하자’는 주장은 우리 당을 바로 세우면 (한국당에서 알아서) 오게 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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