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법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독대 사실을 진술하면서 "회장님(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살아계실 때부터…"라고 말했다가 다급하게 "회장님이 건재하실 때부터…"라고 정정해 화제가 되고 있다.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이건희)회장님이 살아계실 때부터… (아니) 회장님이 건재하실 때부터…”

방청석에선 큰 웃음이 터졌다. 이 같은 발언을 한 주인공이 이건희 회장의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어서다. 몇 해 전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알려진 상황에서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의 이 같은 실언과, 부랴부랴 발언을 정정하는 모습은 관심을 집중시키기 충분했다.

◇ 이재용의 ‘말실수’에 이건희 회장 건강상태 관심 급부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말실수’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사건’은 2일 서울중앙지법 법정에서 터졌다. 이날 법정에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삼성그룹 전직 임원들에 대한 공판이 진행됐다.

이날 이재용 부회장은 피고인 신문을 받으며 지난해 2월 15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3차 독대 내용을 진술했다.

‘문제의 발언’이 나오게 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나눈 대화를 진술하는 과정에서다.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며 ‘홍 회장이 외삼촌 아니냐, 중앙일보 자회사인 JTBC가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박 전 대통령이 JTBC를 가리켜 ‘이적단체’라는 말까지 했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앙일보 측과는)계열이 분리된 지 오래됐고, 제게는 손위분이어서 말씀드리기 힘들다고 했더니 박 전 대통령이 더 짜증을 냈다”고 밝혔다.

당시 상황을 떠올리는 과정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다소 흥분한 것으로 보인다. 진술을 하던 이 부회장은 “회장님이 살아계실 때부터”라고 잘못 말했다가 다급하게 “회장님이 건재하실 때부터”라고 말을 정정했다. ‘아차’ 싶었던 듯하다.

이재용 부회장의 ‘발언 정정’에 몇몇 방청객이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이건희 회장은 2014년 4월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현재까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사람도 아닌 아들의 실언과, 이어진 발언정정에 재판을 지켜보고 있던 이들도 웃음이 터진 것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4일 포털사이트 실시간검색어에는 ‘이건희’ ‘이재용’이라는 키워드가 상위에 랭크되며 세간의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의 실언 소식이 전해진 뒤 온라인에선 이건희 회장의 건강상태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이건희 회장 신상에 특별한 변화는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건희 회장의 건강상태에 대해선 여전히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삼성 고위관계자들을 통해 일방적으로 전해지는 말을 근거로 한 언론보도가 전부이기 때문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이날 말실수가 더욱 관심을 집중시킨 것도 그래서다.

공교롭게도 이재용 부회장의 말실수 하루 전날, 한 매체는 “이건희 회장의 건강상태가 의사소통이 어렵다는 것을 제외하면 아주 양호하다”는 삼성그룹 핵심관계자의 인터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침대에만 누워있지 않고 간병인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를 타고 병실 복도를 지나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물론 ‘건강하게 활동하시던 때’를 말하려던 의도를 모르는 이는 없다. 부랴부랴 ‘건재하실 때’로 말을 정정한 것 역시, ‘살아계실 때’라는 표현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본인 스스로도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순간적인 말실수 해프닝은 두고두고 회자될 것만은 분명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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