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이 광주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이철성 경찰청장으로부터 촛불집회와 관련 질책성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한 데 이어 ‘촛불로 박근혜 정권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들은 사실을 폭로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이 이철성 경찰청장에 대한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광주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11월 촛불집회와 관련 광주를 ‘민주화 성지’로 표현한 것을 이유로 질책성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한 데 이어 ‘촛불로 박근혜 정권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촛불집회를 비하한 사실을 밝혔다.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은 8일 YTN에서 공개한 인터뷰에서 “이철성 경찰청장이 ‘촛불가지고 이 정권이 무너질 것 같으냐. 벌써부터 동조하느냐. 내가 있는 한 안 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자신의 폭로에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전날 뉴시스와 통화에서도 “제가 청장님을 상대로 없는 말을 꾸미겠느냐”고 반문할 정도였다.

도리어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은 억울한 심정을 전했다. 질책 사유가 된 ‘민주화 성지’라는 표현도 광주시민들이 민주화운동에 대한 자부심이 많기 때문에 지역 특성상 해당 표현을 즐겨 쓴다는 것. 그는 “일선 직원의 아이디어로 그 표현을 썼지만, 청장님의 질책을 받고 게시물 내용을 수정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문제의 글은 게시 하루 만에 삭제됐다.

앞서 광주청은 촛불집회를 앞두고 자체 계정의 페이스북을 통해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는 민주화의 성지, 광주 시민들에게 감사하다”며 교통통제에 대한 양해를 당부했다. 공교롭게도 해당 게시글에는 ‘국정농단 헌정파괴 박근혜는 하야하라’는 플래카드 사진이 함께 실렸다. 이를 본 이철성 경찰청장이 직접 전화를 걸어 “민주화 성지인 광주에서 근무하니까 재미좋으냐”며 비꽜다는 게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의 주장이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공식 입장문을 내고 전면 부인했다.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에게 전화를 걸거나 질책을 한 사실이 없다는 것. 다만 고 백남기 농민 노제를 앞두고 휴가를 낸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에게 ‘정신이 있느냐’며 질책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양측의 통화 시기가 해당 게시물이 올라오기 전이라는 얘기다.

이에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도 재반박했다. 당시 휴가는 주말 이틀을 포함한 3박4일 일정으로, 사전에 정식 절차를 거쳐 승인됐다는 것. 특히 일정에는 네팔 경찰청 부청장 접견 등 공식 업무도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이철성 경찰청장의 출근 지시에 휴가를 취소했다. 그는 “백남기 농민의 노제는 가족들이 천주교 신부님을 모시고 조용히 치르는 장례식이었기 때문에 경찰을 배치하는 게 불필요한 마찰을 부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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