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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단자공업의 아들 회사 활용법
케.이.티.인터내쇼날은 한국단자공업이 생산한 물건을 팔아 수익을 올리는 구조를 갖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경제계의 가장 큰 화두는 정의와 질서의 회복이다. 그동안 만면했던 각종 불법·편법 행위에 대해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

그중에서도 일감 몰아주기 문제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사안이다. 특히 중견기업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규제에서 벗어나있던 중견기업들의 실태가 오히려 더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 한국단자공업 물건 팔아 돈 버는 케.이.티.인터내쇼날

이러한 실태는 일반 국민에게 다소 낯선 이름의 한국단자공업이란 기업에서도 포착된다.

한국단자공업은 커넥터와 자동차 전장모듈 등을 생산하는 곳으로,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7,142억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904억원, 671억원을 기록했다. 이창원 회장이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고, 그의 아들인 이원준 사장도 경영 일선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단자공업의 계열사는 총 8개가 있다. 그 중 주목해야할 곳은 케.이.티.인터내쇼날이란 독특한 이름의 회사다.

케.이.티.인터내쇼날의 최대주주는 이원준 회장이며,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오너일가, 특히 후계자로 유력한 인물의 개인회사인 셈이다.

케.이.티.인터내쇼날의 주력사업은 커넥터 등을 판매하는 것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556억원이었는데, 그 중 상품매출액이 506억원을 차지했다. 상품매출이란 직접 제조한 제품이 아닌, 다른 회사가 만든 상품을 매입해 되판 것을 의미한다. 제품매출액은 4억원 수준이었다.

문제는 한국단자공업으로부터 가져다 판 상품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케.이.티.인터내쇼날의 지난해 상품매출원가는 445억원이었고, 이 중 재고를 제외한 순수 당기 매입 규모는 442억원이었다. 그런데 한국단자공업으로부터의 매입 규모가 441억원에 달한다.

즉, 케.이.티.인터내쇼날의 매출 대부분은 한국단자공업이 생산한 제품에 마진을 붙여 판매하는 방식으로 발생하고 있다. 한국단자공업의 수익 중 일부분을 오너일가 개인회사가 일부 편취하고 있는 셈이다.

◇ 일감 몰아주기 활용법의 정석?

케.이.티.인터내쇼날은 이러한 방식으로 급격히 성장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을 뿐 아니라, 현금도 두둑하게 쌓아두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이익잉여금이 417억원이다. 그리고 이 자금은 향후 승계를 위해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창원 회장은 1936년생으로 여든을 훌쩍 넘긴 고령이다. 승계 문제 해결이 당면과제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주가가 크게 오르며 승계 자금 마련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창원 회장의 한국단자공업 지분은 12.84%이고, 이원준 사장은 6.94%를 갖고 있다. 특수관계인을 모두 더한 지분은 32.59%다. 여기에 기술협력을 맺고 있는 일본의 야자키가 7.02%, 경영 참여 의사가 없다고 밝힌 한일시멘트가 6.24%, 피델리티자산운용이 6.72%, KB자산운용이 5.65%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원준 사장이 경영권을 이어받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이창원 회장의 지분을 증여받는 것이다. 하지만 막대한 세금으로 인해 지분율이 낮아질 위험성이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핵심적인 역할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 바로 케.이.티.인터내쇼날이다. 케.이.티.인터내쇼날은 2004년 처음 한국단자공업 지분을 취득한 이래 꾸준히 확대해 나가고 있다. 최근에도 한국단자공업 주식을 장내매수한 케.이.티.인터내쇼날의 현재 지분은 6.73%다.

케.이.티.인터내쇼날은 향후 어떤 식으로든 이원준 사장의 승계에 기여를 할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오너일가가 부담해야할 증여 비용을 일감 몰아주기로 충당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다만, 이것이 불법은 아니다. 한국단자공업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제외돼있다.

이와 관련 한 주식시장 관계자는 “일감 몰아주기를 승계 등에 활용하는 전형적인 방식 중 하나”라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단순한 규제강화 뿐 아니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다각도의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권정두 기자  swgwon14@sisa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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