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인 14일 소녀상이 설치된 버스에 탑승해 전임 정부에서 체결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재협상을 강조했다. <서울시>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전임 정부에서 체결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재협상을 강조했다. “일본 정부와 이견은 있지만 오랜 시간을 거쳐서라도 우리 국민이 정서상으로 납득할 수 있는 새로운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 그는 참혹한 역사 발굴·보존을 위한 서울시의 예산 지원을 계속해 나갈 방침을 밝혔다. 14일 오전 151번 버스에서다. 이날은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탑승한 버스엔 소녀상이 설치돼 있었다. 이날부터 추석 연후 전까지 약 50일간 소녀상이 설치된 151번 버스 5대가 운행된다. 해당 버스는 위안부 수요집회가 열리는 옛 일본대사관 근처를 지나간다.

이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은 “일부러 찾아가지 않아도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소녀상을 보고 위안부로 희생된 많은 분을 기릴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는데 의미를 찾았다.

특히 박원순 서울시장은 “(소녀상 버스사업을) 서울시가 한다기보다 민간단체들이 하고 있는 일”이라면서 “과거 청산에 관한 좀 더 본질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아마도 이런 일은 온 세계로 퍼져가고 인류의 본편적인 양심과 인권의 문제가 계속 제기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소녀상 문제로 한일 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에도 “근본 원인을 치유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원순 시장은 “식민지 지배 중에 벌어졌던 참혹한 인권 침해에 대해 진정으로, 본질적으로 해결됐는가를 먼저 주목해야 한다”면서 “유럽에서는 독일과 주변국 사이에 인권이나 전쟁 피해에 관한 근본적 합의와 보상 조치들이 충분히 이뤄지면서 유럽연합을 중심으로 한 거대한 평화체제가 형성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소녀상 버스는 동아운수 측이 비용을 전액 지원한다. 소녀상 작가 김운성·김서경 부부가 재능기부를 해 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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