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상반기 호실적을 달성하며 업계 1인자로서 독주를 이어갔지만 마냥 기뻐하기는 어려운 처지다.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순이익은 오히려 뒷걸음질을 쳤기 때문이다. 새 정부의 수수료율 인하 정책으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일회성 이익 빼면 상반기 순익 감소 

신한카드는 올해 상반기 외견상으로는 준수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77.8% 증가한 6,312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기준으로는 전년대비 10.68% 증가한 2,283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 기간 매출은 1조1,609억원, 영업이익은 2,976억원으로 각각 1.93%와 11.10% 늘었다.

하지만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사정은 달라진다. 올해 상반기 신한카드는 일회성 이익을 대거 반영했다. 우선 비자카드 주식 매각 이익 800억원을 반영했다. 또 올해 1분기 충당금 산정방식 변경으로 인한 대손충당금 환입(2,758억원) 등의 일회성 수익을 거뒀다. 이 같은 일회성 이익을 뺀다면 상반기 순익은 전년대비 22%가 감소한 약 2,740억원에 그친다.

이에 업계에선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본격화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지난해부터 가맹점 수수료 인하 조치로 수익성 확보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지난해 1월부터 연매출 2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을 1.5%에서 0.8%로, 연 매출 2억∼3억원인 중소가맹점은 2.0%에서 1.3%로 각각 낮춘 바 있다.

지난해의 경우 신한카드는 이 같은 수수료 인하 조치에도 선방한 실적을 냈다. 신한카드의 지난해 순이익은 7,159억원으로 전년대비 대비 3% 늘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 새 정부가 카드 수수료 부담 완화에 강한 고삐를 당기고 있어서다. 우선 지난달 말부터 우대 수수료율이 적용되는 영세 및 중소 가맹점의 범위는 연 매출 3억원과 5억 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연간 대규모 수익 감소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신한카드의 경우 연간 800억 원 내외의 수수료 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수익 감소 불가피

이처럼 업황 위기가 본격화되면서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의 어깨도 무거워지고 있다. 지난 3월 신한카드의 수장으로 취임한 그는 여름휴가 일정도 잡지 않은 채 하반기 경영 구상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달에는 취임 첫 조직개편방안도 내놨다. 개편안은 글로벌과 신성장동력 사업 강화에 방점이 뒀다.

신한카드는 ‘글로벌BU’(Business Unit)를 신설하고, 인도네시아 등 해외법인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글로벌영업추진팀’을 신설해 글로벌BU 산하에 마련했다.

또 할부금융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신성장BU’와 리스, 렌탈 영업을 담당하는 ‘리스렌탈팀’을 각각 신설하는했다. 

할부금융ㆍ리스 사업은 카드업계의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한카드는 할부 부문에선 다이렉트 할부금융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자동차 할부금융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 수입차와 장기렌터카 중심으로 리스 사업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