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하태경(사진 왼쪽) 최고위원이 자유한국당 홍준표(사진 오른쪽) 대표에게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홍준표 저격수'를 자처하고 있다. 이 같은 행보에 대해 한 정치평론가는 "차별화되고 부각되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이 ‘홍준표 저격수’로 활약하고 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향해 ‘정치적 패륜아’로 낙인찍고 “입만 열면 시궁창 냄새가 진동한다”면서 거친 발언도 서슴지 않는 등 연일 강경 발언으로 바른정당 안에서 ‘홍준표 저격수’를 자처하고 있다.

하 최고위원은 17일 홍 대표가 전날(16일) 대구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 의사를 공식화한 데 대해 “박 전 대통령을 갖고 놀고 있다. 홍 대표의 정치적 패륜행위를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홍 대표는) 지난 4월 ‘정치적 사체가 된 박 전 대통령을 출당시키는 건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했는데 출당을 다시 거론하는 것은 홍 대표가 패륜아가 됐다는 의미가 아니냐”면서 이 같이 지적했다. 이어 “홍 대표는 태극기 부대가 강해지면 박 전 대통령을 감쌌다가 약해지면 비난한다. 갖고 노는거다”며 “박 전 대통령을 정치적 노리개로 삼는 홍 대표는 정치적 패륜아로 심판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하 최고위원은 홍 대표가 바른정당을 ‘첩’으로 표현한 것을 두고 “하루도 막말을 안하면 입안에 가시가 돋느냐. 입만 열면 시궁창 냄새가 진동한다”라며 힐난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일 자신의 SNS를 통해 홍 대표가 바른정당을 ‘첩’으로 규정한 발언에 대해 “홍 대표의 막말은 이제 별로 놀랍지도 새롭지도 않다”면서 “본처인 한국당을 지지해달라는 말을 하고 싶었겠지만 국민이 바보냐. ‘일베당’에 표를 줄 국민은 없다”고 꼬집으며 홍 대표를 저격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을 향해 “일베(일간베스트)로 혁신하는 한국당은 ‘제삿날 받아 놓은 영구불임 정당’ 신세를 벗어날 길이 없다”고 힐난했다.

하 최고위원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한국당 소속 한 재선의원은 17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돌이킬 수 없는 발언은 자제해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 홍준표 사생팬 자처한 하태경 “전국민 사랑 받을 때까지 계속할 것”

하 최고위원의 홍 대표를 향한 애정은 의원전체회의, 최고위원회의, 원내대책회의 등 당의 모든 회의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더해 ‘하태경의 라디오하하’라는 이름의 자신의 SNS 페이지 계정에서도 홍 대표 저격은 이어진다. ‘정치적 패륜아’, ’홍카시’(홍준표+매카시즘), ‘다중이’ 등 홍 대표를 언급하는 수많은 표현들은 하 최고위원의 작품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하 최고위원의 ‘홍준표 저격수’ 활동 시기는 지난 7·3 한국당 전당대회 직후로 추정된다. 지난달 5일 하 최고위원은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매일 아침마다 존경하는 홍 대표에게 문안 인사 드린다. 전국민 사랑 받을 때까지 문안인사 올리겠다”면서 본격적인 홍준표 저격수 활약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저격수를 자처한 이유에 대해 “제가 너무 사랑하는 것도 있지만, 우리 당이 가야할 길이 명확해지기 때문에 자기다짐 위해 말씀 드리는 것이다. 특정인 까기가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하 최고위원의 ‘홍준표 저격수’ 활동에 대해 허성무 경남대 초빙교수는 지난달 26일 YTN에 출연해 “국민들한테 조금 미움을 받거나 또 거칠다고 비판받는 사람을 자기가 비판함으로써 자기는 조금 차별화되고 또 부각되는 전략 또는 영화의 제목대로 하면 ‘한 놈만 패라’ 이런 전략이 아닌가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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