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구 삼성전자 전 회장.<삼성전자 제공>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삼성 ‘반도체’ 신화의 주역이었던 강진구 전 삼성전자·전기 회장이 지난 19일 저녁 8시 41분 향년 90세로 별세했다.

서울대 공대 전자과를 나온 고 강 전 회장이 삼성전자와 인연을 맺은 건 1963년 동양방송에 입사하면서다. 당시 그는 KBS1TV 개국준비 요원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고 이병철 회장의 셋째 사위인 김규 씨와 인연으로 동양방송 기술부장을 맡게 된다.

이후 청계천 상가에서 구한 방송부품으로 TV전파를 쏴 올리는데 성공하면서 이 전 회장의 눈에 든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회장은 회고록을 통해 “동양방송 이사로 있던 중 1973년 이 전 회장으로부터 삼성전자를 맡으라는 뜻밖의 지시를 받았다”며 “취임 후 흑백TV를 제작, 판매로 수출 1억 달러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그의 또 다른 반환점은 1980년대 이병철 전 회장의 지시로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면서다. 당시 글로벌 각국은 무시하는 시선을 보냈지만, 64K, 256K, 1M, 4M, 16M DRAM 개발에 잇따라 성공하면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는 회고록을 통해 “기흥과 미국 소재의 연구소 두 곳에 서로 연구하겠다고 했다”며 이 겉은 성과는 경쟁을 시킨 덕분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은 “강 전회장은 불모의 대한민국 전자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시킨 경영인으로, 우리 시대 첨단 제조업을 일군 개척자”라고 전했다.

한편, 강 전 회장의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이며, 발인은 23일 오전 7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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