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제2차 보좌진협의회 회장 선출 및 정기총회에 참석해 얼굴을 만지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당 대표로서의 첫 행보를 시작했다. 안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경쟁 상대는 우리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자신의 당 대표 선거 출마를 두고 당이 두 갈래로 갈라졌던 상황을 봉합하고 화합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고민이 녹아있는 발언이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대통령 묘역 참배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안 대표는 이승만·박정희·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모두 참배했다. 이날 일정에는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초선의 송기석·최도자 의원, 문병호 전 최고위원, 장진영 최고위원 등이 동행했다. 안 대표의 출마를 반대하는 성명을 주도했던 호남 중진 의원들은 함께하지 않았다. 지도부인 김동철 원내대표가 유일했다. 호남 중진 사이에서 전당대회 결과에 대한 반발이 여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안 대표는 이를 의식한듯 자신이 주재하는 첫 최고위원회 모두발언에서 “정동영·천정배·이언주 후보님과 함께 손잡겠다. 한 분 한 분 설득하고 손잡고 함께 가겠다. 제가 부족했던 것은 사과하고 마음을 얻고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동욕자승(同欲者勝)’이란 사자성어를 인용해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상대가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으면 반드시 승리한다는 뜻이다. 우리의 경쟁상대는 우리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 있다. 하나로 똘똘 뭉쳐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 하겠다. 우리는 함께 하나 되고 반드시 함께 승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27일) 당 대표 선거에서 51.09%를 얻은 안 대표가 당내 갈등을 제대로 봉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과반 득표율은 넘겼지만 압도적인 득표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친안계’ 내부에서는 “결선투표까지 가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여겨야 할 것 같다”는 안도의 한숨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장진영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안 대표는) 51%의 의미를 잘 새겨야 한다”며 “우리 당원들의 49%는 지난 대선에 이어서 또다시 한 번 더 쓴맛을 보셔야 했다. 안 대표께서 경쟁했던 정·천·이 후보와 이 분들을 지지했던 당원들을 모두 보듬고 가실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안 대표께서 그렇게 하실 수 있도록 충언하고 돕겠다”고 했다.

안 대표의 출마를 반대하며 전당대회준비위원직을 사퇴했던 김경진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선 때 대선후보 경선을 할 때는 안 대표에게 70% 넘는 표가 집중이 됐었는데 이번에는 51%를 간신히 달성했기 때문에 예전만 못하다고 보여진다”며 “안 대표의 지지도가 과거만큼 굳건하지는 못하다는 상황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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