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오전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일회용 생리대 부작용 규명과 철저한 조사를 위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여성환경연대가 식약처에 전달한 강원대 김만구 교수 실험결과는 과학적으로 신뢰하기 어려우므로 이를 근거로 정부나 기업의 조치는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

생리대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 될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여성환경연대의 생리대 화학물질 검출 시험 결과에 대해 “과학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반면 여성환경연대 측은 “식약처가 생리대 안전문제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라고 반박에 나섰다. 폭포처럼 쏟아지는 정보와 책임 떠넘기기에 소비자들의 혼란만 커지게 됐다.

식약처는 30일 생리대 안전 검증위원회를 열고, 지난 3월 여성환경연대가 김만구 강원대 교수팀과 진행한 ‘생리대 방출물질 검출시험’ 결과를 “과학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증위원회’는 독성전문가·역학조사전문가·소비자단체(여성환경연대 포함) 등 8명이 참여했다.

이날 검증위원회는 해당 시험 결과에 대해 “김 교수의 실험 결과는 상세한 시험 방법 및 내용이 없고 연구자 간 상호 객관적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아 과학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고 발표했다.

여성환경연대가 식약처에 제공한 자료도 공개했다. 검증위는 “시험결과는 시험을 의뢰한 여성환경연대가 직접 그 결과를 공개하는 것이 타당하나, 여성환경연대가 식약처를 통해 해당 자료를 대신 공개하기를 원하는 경우 공개 자료의 범위 및 내용을 정확히 하여 제공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비자들의 관심이 큰 업체·제품명을 비공개 처리했다.

식약처의 이 같은 발표에 생리대 안전성 문제를 제기한 여성환경연대 측은 반박자료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여성환경연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식약처는 우리가 한 것과 같은 검출시험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데도 과학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고 단정 짓고 있다”며 “이는 시험을 폄하하려는 의도”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이쯤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도대체 누구 말을 믿어야 하느냐”는 볼멘소리가 적지 않다. 적어도 이번 논란으로 생리대에서 유해물질이 나오고 있다는 사실은 어느정도 증명이 된 셈이지만, 시험 신뢰성을 놓고 식약처와 여성환경연대가 책임 떠넘기기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다, 생리대 안전성 조사 과정을 두고 각종 의혹과 음모론까지 제기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식약처는 휘발성유기화합물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를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고 업체명, 품목명, 휘발성유기화합물 검출량, 위해평가 등 결과를 모두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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