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원 이스트소프트 대표.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알약, 알집 등의 소프트웨어로 유명한 이스트소프트가 ‘해킹’이란 악재를 만났다. 정체불명의 해커로부터 고객정보를 볼모로 한 협박성 메일을 받은 것. 아직 침투경로는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해킹에 따른 신뢰도 추락은 보안 소프트웨어 등이 주력사업인 이스트소프트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 이스트소프트 “13만 계정정보 일치, 서버해킹 확인 안 돼”

이스트소프트는 지난 5일 공지를 통해 “9월 1일 17시 경 해커로부터 일부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볼모로 한 협박성 이메일을 수신했다”고 밝혔다.

해커가 제시한 개인정보는 ▲알툴즈 사이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 ▲알패스 제품에 등록된 외부 사이트 리스트 및 계정 정보 등이다. 이에 이스트소프트는 사전에 마련된 메뉴얼에 따라 대책위원회를 소집했고, 해커가 제시한 고객정보 중 약 13만 계정정보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또 “관계기관에 신고를 접수하고, 다양한 창구를 통해 고객들에게 안내했다”며 “추가 피해방지를 위해 해커검거에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스트소프트는 “해커가 이스트소프트 고객 정보가 저장된 서버에 직접적으로 침투해 개인정보를 탈취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즉, 지난 몇 년간 발생한 개인정보 침해사고에서 유출된 불특정 다수의 개인 정보를 무작위로 대입하는 방식으로 알툴즈 사이트 로그인을 시도, 도용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 시험대 오른 정상원 대표, 해법은?

업계에선 해킹과정과는 별개로, 이번 사건으로 이스트소프트가 받게 될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대규모 개인정보를 유출했던 11번가나 인터파크 등과 다르게 이스트소프트는 소프트웨어 판매가 주요사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알약· 알패스 등 보안이 중요한 소프트웨어도 출시한 만큼, 해킹에 따른 신뢰도 추락은 실적에 직격탄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이스트소프트는 총 매출 205억원 가운데 131억원을 알툴즈패키지, 인터넷디스크 사업으로 올렸다.

이에 취임 2년차인 정상원 대표가 어떻게 이번사태를 해쳐나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정 대표는 23년간 이스트소프트를 이끈 김창중 창업주의 후임으로, 지난해부터 사령탑에 올랐다. 이후 지난해 영업손실 39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적자전환 했지만 올해 들어 소폭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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