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정소현 기자] 국내를 대표하는 양대 테마파크의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한 쪽은 잇단 안전사고와 구설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반면, 또 다른 한 쪽은 ‘안전관리’에서 호평을 받으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전자는 ‘롯데월드’, 후자는 ‘에버랜드’다.

◇ 각국의 안전 전문가들로부터 ‘안전관리’ 호평 받은 에버랜드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사장 김봉영)이 운영하는 ‘에버랜드’가 세계 테마파크 및 관련 기관 안전 전문가들로부터 안전관리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화제가 된 행사는 지난 7∼8일 양일간 에버랜드에서는 열린 ‘2017 안전 컨퍼런스’다. 세계테마파크협회(IAAPA,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Amusement Parks and Attractions)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테마파크 안전분야 최고 권위의 행사로, 세계 각국의 안전관리 노하우과 모범 사례를 공유하고 글로벌 안전 문화를 정착하기 위한 자리다.

이번 행사에는 IAAPA 회장을 맡고 있는 그렉 헤일(Greg Hale) 월트 디즈니 최고안전책임자(CSO)를 비롯해 미국, 호주, 일본, 이탈리아 등지의 테마파크 안전 전문가 100여 명이 참석했다.

각국의 테마파크 안전 전문가들이 에버랜드의 대표 롤러코스터 티익스프레스 운영 통제실을 방문해 안전관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이 자리에서 에버랜드는 테마파크 안전관리를 주제로 우수사례 발표를 진행했다. 에버랜드는 안전관리 인프라, 어트랙션 관리 시스템, 응급상황 대응 체계, 국제 안전인증 획득 등 에버랜드의 철저한 안전관리 전반을 상세히 소개했다. 특히 안전과 관련된 투자나 프로세스 개선이 있을 경우 최우선 순위로 반영하는 에버랜드의 ‘안전 중시 문화’를 소개하는 부분에서는 참석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그렉 헤일 IAAPA 회장은 “IAAPA는 안전한 테마파크 구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면서, “에버랜드의 체계적인 안전관리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오늘 발표된 모범 사례들이 세계 각국의 테마파크에 빠르게 전파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에버랜드는 지난 2014년 테마파크 업계 최초로 안전·보건(OHSAS 18001), 환경(ISO 14001), 에너지(ISO 50001) 분야에 대한 국제 인증 3개를 모두 취득, 보유하고 있다.

에버랜드는 “고객들의 안전한 놀이시설 이용을 위해 안전관리 시스템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며 “매일 아침 개장 전 2∼3시간을 활용해 40여 개의 모든 놀이시설을 꼼꼼히 점검하며 손님들의 스릴 넘치는 재미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한편, 정기적인 비상훈련, 상시 모니터링 체계 가동 등 종합적인 안전 시스템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롯데월드 어드벤처(롯데월드)는 최근 잇단 안전사고와 구설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월드 어드벤처. <롯데월드 어드벤처 홈페이지>

◇ 잇단 안전사고와 구설… 뭇매 맞은 롯데월드 

반면, 에버랜드와 함께 국내 양대 테마파크 중 하나인 롯데월드는 최근 악재가 잇따르며 곤욕을 치르고 있다.

당장 안전문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앞서 롯데월드는 놀이기구 ‘플라이벤처’가 운행을 갑자기 멈추는 사고가 일어나 탑승객 70명이 3시간 동안 공중에 매달려 있다가 구조되는 일이 빚어졌다. 당시 롯데월드는 소방당국에 곧바로 신고하지 않고, 1시간 가까이 “기다리라”는 안내방송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어 광복절인 8월 15일에는 정전으로 인해 19대의 놀이기구가 한꺼번에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기가 복구되면서 10분 만에 놀이기구 운행이 재개됐지만, 롯데월드 이용객들의 불안감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롯데월드는 최근 할로윈 행사를 위해 설치한 조형물로 큰 비난을 받았다. 여성의 신체 모형을 정육점 고기처럼 표현한 것으로, 수많은 고객들은 혐오스럽다는 비난을 쏟아냈다. 사진은 당시 논란이 된 조형물.

악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최근엔 할로윈 행사를 위해 설치한 조형물이 큰 비난을 받았다. 여성의 신체 모형을 정육점 고기처럼 표현한 것인데, 해당 조형물은 피가 묻은 채 웅크리고 있는 긴 머리 여성의 신체 모형을 일회용 포장 용기에 담아 랩으로 싸놓은 형태를 하고 있다. 랩 위에 붙어 있는 스티커에는 ‘좀비고기’라는 제품명과 바코드, 가격, 생산 날짜 등이 적혀있다. 또 국산, 냉동보관 등이라고 쓰여 있어 정육점 고기를 연상케 했다. 혐오스럽다는 논란과 비난여론이 들끓자 롯데월드는 결국 문제의 조형물을 전시 4일 만에 철수했다.

설상가상 일부 언론에서 롯데월드의 가격인상 소식을 전하면서 소비자들의 거센 뭇매를 맞았다. 연간 회원권 요금을 기존 보다 1~2만원 가량 인상할 계획이라는 것이 핵심으로, 롯데월드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월드는 지난해 7월 미래창조과학부 주관한 ‘가상현실 5대 프로젝트’ 중 ‘VR테마파크’ 부문 과제 사업자로 선정됐다. 영화 속에서나 가능하던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AR)이 놀이동산에서 구현한 점을 높게 평가받은 것이다. 고객들 입장에선 흥미와 쾌감을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새로운 놀이기구에 뜨거운 성원을 보낸다. 하지만 테마파크의 최대 과제는 ‘안전성’과 이에 따른 ‘신뢰성’이라는 점에서 롯데월드의 최근 악재들은 소비자들로부터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과연 롯데월드가 최근 일련의 악재들을 털어내고 다시 고객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희비가 엇갈린 양대 테마파크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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