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04 05:09
코오롱, 때 아닌 ‘임직원 체육대회’ 구설수… 왜
코오롱, 때 아닌 ‘임직원 체육대회’ 구설수… 왜
  • 정소현 기자
  • 승인 2017.09.10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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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단합행사’ 대신, 회사 재단서 운영중인 수련원 시설물 개·보수 동원 시도 의혹
코오롱이 매년 치러온 ‘단합행사’(체육대회) 대신 본사 재단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수련시설 보람원(사진) 시설물 개보수 작업에 직원들을 동원하려 한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어 뒷말이 나오고 있다. <보람원 홈페이지>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코오롱이 ‘단합행사’로 구설에 올랐다. 매년 치러온 체육대회 대신 시설물 개보수 작업에 직원들을 동원하려 한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어서다. 코오롱 측은 ‘전혀 근거없는 얘기’라며 반박에 나섰지만, 꽤나 구체적인 소문에 입방아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 임직원 체육대회 대신 시설물 개·보수 동원?

논란은 지난달 말께 불거졌다.

한 매체는 “코오롱그룹이 매년 치러온 체육대회 대신 본사 직원을 비롯한 계열사 직원 수천명을 차출해 시설 개보수 작업에 동원시킬 예정”이라고 전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본사가 비용을 절감하려고 직원들의 노동력을 부당하게 착취하려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코오롱그룹은 매년 8-9월, 본사 및 계열사 전직원을 대상으로 단합행사를 진행해왔다. 사내 단합 도모 차원이다. 지난해에는 임직원 1,2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과천 관문체육공원에서 단합행사 개최하고 전국 지역아동센터 등에 기부할 개인 사물함을 만들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단합행사를 대신해 회사에서 운영 중인 청소년수련원 시설 개·보수 작업에 나설 계획이라 게 해당 보도의 핵심이다. 이 매체는 “자발적 참여가 아닌, 부서별 또는 계열사 별로 인원이 할당돼 강재로 동원하는 방식이다 보니 불만이 커지고 있다. 누가 봐도 부당노동 착취”라는 코오롱 직원과의 인터뷰도 전했다.

이에 대해 코오롱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주장이다.

코오롱 관계자는 8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매년 단합행사가 있고, (이번 역시) 준비를 해오던 행사”라며 “행사라는 게 준비하다보면 기획단계에서 이런저런 아이디어가 나오는데, 그런 것들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렇게(보람원 시설 개·보수 작업) 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코오롱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공개된 내용들이 꽤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회사 측 주장에 신뢰성엔 의문이 제기된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코오롱의 올해 단합행사는 9월 15일로, 장소는 충북 괴산에 위치한 ‘보람원’이다. 보람원은 ㈜코오롱에서 출연하고 (재)오운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청소년수련원이다. 행사 취지는 △시설물 도색 △실내 도배 △가구제작 △화장실 교체 등의 작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직원 2,400여명이 동원될 예정이었다는 내용도 있다.

◇ 루머·해프닝 아닌, 논란 이후 취소 가능성도…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특히 이를 보도한 매체는 “사내 직원들의 단합과 개·보수 작업을 통해 변화되는 시설 환경을 지켜보고 보람을 느끼기 위한 취지라는 게 사측의 설명”이라고 밝혔는가 하면, “체육활동을 도색작업으로 바꿨을 뿐, 단합이라는 목적의 행사 취지는 변한 것이 없다”는 코오롱의 해명도 반영했다. 기획단계에서 제기된 아이디어 중 하나가 아니라, 이미 확정돼 진행 중이었다는 사실에 무게를 싣는 대목이다.

물론 코오롱의 이번 사안을 단순한 ‘봉사활동’ 차원으로 이해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실제 일부 기업들이 자사가 운영하는 복지기관이나 시설 등에서 봉사활동 하는 경우가 있어서다.

하지만 코오롱이 시설 개·보수 공사를 위해 직원을 동원하려 했던 ‘보람원’은, 이웅렬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법인(오운문화재단)의 수익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단체다. 보람원은 학교나 기업·단체·개인 등이 연수나 교육을 목적으로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숙박 및 체육시설, 바비큐 시설 등을 이용하는 구조다. 이렇게 발생한 매출은 오운문화재단의 수익사업으로 잡힌다.

코오롱이 사회공헌 활동 차원에서 봉사를 계획한 것이라면 실질적 도움이 필요한 곳을 택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본사가 비용을 절감하려고 직원들의 노동력을 부당하게 착취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와 맥이 닿아있다. 실제 코오롱이 보람원 개·보수 작업에 직원들을 동원했다면, 이에 따른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개·보수된 보람원은 보다 쾌적한 수련시설로 거듭나 수익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보람원은 이번 사안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보람원 관계자는 ‘오는 15일 그룹 임직원들의 개·보수 공사 계획이 예정돼 있었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것에 대해선 저희가 뭐라고 말씀 드릴 수 없다. 저희 내부사정이 있는 부분이 있어서 뭐라 말씀드리기가 그렇다”고 답했다.

코오롱 측은 올해 ‘임직원 단합행사’와 관련, 결정된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설명이다. 행사를 진행하긴 하겠지만, 시간·장소·기획 등 모든 것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 구성원들 간에 단합을 도모할 수 있는 행사로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다고도 했다. 특히 ‘보도를 통해 논란이 되자 행사(보람원 개·보수 공사)를 취소하거나 계획을 변경한 것 아닌지’에 대한 질문에는 “그런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단순한 해프닝일지, 아니면 긴급한 전략수정일지 의혹만 무성한 가운데, 코오롱 입장에선 올해 임직원 단합행사(체육대회)에 대한 부담이 적잖이 커졌을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