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54회 국회(정기회) 6차 본회의에 참석한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이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외교·통일·안보에 관한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국회는 12일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을 진행했다. 국민의당에선 질문자로 박지원·김중로 의원이 나섰다. 하지만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을 강조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관계는 제일 잘하고 있다”고 평가한 박 의원과 달리 김 의원은 “26년간 비핵화, 대화, 유화정책만 해오다 5천만 국민이 핵 인질이 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같은 당 소속 의원들이 정반대의 목소리를 내면서 국민의당의 외교·통일·안보 방향이 ‘중구난방’이란 지적이 나온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대정부질문 모두발언에서 “이명박 박근혜 정부 10년 동안 남북관계가 파탄 났고 북핵은 작아지고 가벼워지고 폭발력이 강화됐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문재인 대통령께서 햇볕정책을 계승한다고 천명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 문 대통령이 남북관계 만큼은 제일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박 의원은 “하지만 (외교 부분에서) 문재인 정부는 운전석에서 헤매고 있고 대한민국이 길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햇볕정책은 튼튼한 안보, 굳건한 한미동맹에서 출발하는 가장 현실적이고 실천적이고 어떤 의미에선 보수적인 대북정책이다. 그런데 지금 햇볕정책의 기본인 한미동맹 관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했다. 대북정책을 비판하는 대신 한미동맹 공조 등 대외적 정책노선 비판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하지만 김중로 의원의 차례가 오자 분위기가 뒤바뀌었다. 김 의원은 “우리가 26년간을 기다려왔다. 비핵화하자고만 하고. 지금 5천만 국민이 핵 인질이 돼있다”며 “좋든 싫든 북한은 지금 핵을 가졌다고 봐야한다. 전쟁은 0.00001%의 가능성이라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경한 대북정책을 강조했다. ‘5천만 핵인질’은 자유한국당이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하며 내건 슬로건 문구이기도 하다.

김 의원은 사드 문제에 대해서도 “한강 이남을 1개 포대로 방어할 수 있다는데 서울은 그럼 어떻게 할 것이냐”며 “패트리엇 미사일 밖에 없는데 이것은 방어율이 20~30%밖에 안 된다고 한다. 북한이 핵을 가졌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이낙연 국무총리를 질타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마무리발언에서 “설마설마했던 핵을, 수소폭탄을 북한이 보유하게 됐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5천만 국민이 핵 인질이 된 것”이라며 “이젠 대북정책을 포함한 안보 국가 생존전략 전반을 심각하게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지난 5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도 “그동안 쉬쉬했던 전술핵 배치를 포함해서 가능한 모든 옵션을 심각히 검토할 단계”라며 “이제 핵을 포함한 모든 옵션을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할 단계”라고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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