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에서 '박근혜 지우기'가 본격 논의에 들어가면서 바른정당의 '보수대통합' 참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대선 당시 유승민 의원의 대선후보 자진사퇴를 둘러싸고 열렸던 의원총회 현장. 사진 왼쪽부터 김무성 고문, 유 의원, 주호영 원내대표.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탈당 권고 논의에 착수하면서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도 관심거리다.

바른정당은 그동안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이른바 박근혜계 8적 의원들의 출당 조치를 한국당과의 통합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정치공학적 연대는 없다”는 자강론이 통합론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세하면서 보수통합론의 목소리가 작을 수 밖에 없었다.

정병국 의원은 13일 “보수통합 같은 소리는 하지도 마라. 그럴 것 같으면 (한국당에서) 나오지도 않았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부에서 한국당과의 합당을 원하는) 그 사람들이 있겠지만 그건 그 사람의 말일 뿐 우리와 상관 없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이제는 (한국당과의 통합은) 물 건너 간 것”이라며 “그러니까 한국당 이야기 갖고 우리에게 자꾸 말하지 말라”고 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이날 중앙당사에서 기자들에게 “통합이나 자강론 이런 것은 우리 스스로 갈 길을 정한 다음에 논의하는 게 맞다”면서 당내 일부 의원들이 한국당과의 통합 논의를 하는 것에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반면 일부 현역 의원과 원외 지역 당협위원장은 보수통합에 찬동하는 분위기로 알려졌다. 13일 원외지역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일부 위원장들은 한국당과의 통합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시사위크>가 만난 한 원외지역 위원장은 “비공개 회의에서 통합과 자강을 둘러싼 논의가 있었던 건 사실”이라면서 “참석한 위원장 가운데 발언한 분이 많지는 않았지만, 한국당과의 통합 논의를 언급한 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인사는 “통합을 언급한 분도 있지만, 자강에 대해 말한 분이 상대적으로 많았다”면서 “양측 모두 통합의 시기에 대해 특정하지 못하고 있고, 한국당이 보수가 무너진 것에 대한 통렬한 반성도 없는만큼 실제 한국당과의 통합 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당 안팎에서 ‘보수통합’과 관련해 반발하는 목소리가 통합론보다 상대적으로 강한만큼 박 전 대통령의 출당이 이뤄지더라도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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