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SR 직원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불만을 제기한 고객을 미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SRT를 운영하는 (주)SR이 심각한 도덕불감증 논란에 휩싸였다.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불만을 제기했던 고객이 직원으로부터 미행을 당했다는 주장을 제기한 것이다. (주)SR 측은 개인의 일탈이었다는 입장이지만,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많은 네티즌들이 이용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충격적인 내용의 글이 올라온 것은 지난 22일이다. 앞서 ‘SRT 갑질’ 제하 글을 올렸던 사람이라고 밝힌 이 네티즌은 “SRT 직원에게 미행을 당한다”며 여러 증거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이어 “‘SRT 갑질’ 사건 당시 현장에서 직접 본 직원이라 얼굴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며 “다가가서 왜 미행을 하는지, SRT 직원이 맞는지 묻자 도주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행을 당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회사에 제시간에 출근하지 못할 뿐 아니라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고 있다”고 호소했다.

앞서 이 네티즌은 지난 11일 같은 커뮤니티에 SRT를 타며 겪은 황당한 일을 공개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정기승차권 고객이었던 그는 비어있는 장애인석에 앉아있다 승무원으로부터 “앉을 사람이 있으니 자리를 비켜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하지만 그가 일어난 자리에 앉은 사람은 장애인이 아닌 멀쩡한 남성이었고, 휴대폰에 (주)SR 명함이 꽂혀있었다.

정기승차권은 입석 형식으로 열차를 이용할 수 있다. 따라서 빈자리에 앉아있던 이 네티즌의 행동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정당한 비용을 지불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 자리를 SRT 승무원이 빼앗아 (주)SR 직원에게 준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은 해당 커뮤니티에서 큰 주목을 받았을 뿐 아니라, 언론 보도로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당시 (주)SR 측은 언론을 통해 “그런 관행은 전혀 없다”면서도 “사실이라면 추석예매 기간이 겹쳐 정신없는 상황에서 발생한 실수일 것이며 정말 사과드린다. 다시는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밀히 점검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전한 바 있다.

심각한 것은 그 이후다. (주)SR 직원이 문제를 제기한 고객을 미행했다는 주장은 더 큰 충격을 안겨줬다. 미행 고발 게시물이 올라오자 일부 네티즌은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주)SR 측은 “글이 올라온 뒤 즉시 확인절차에 들어갔으며, 우선 고객과 불미스런 일이 있었던 점은 확인돼 해당 직원을 직위해제 조치했다”며 “이후 25일 해당 고객을 찾아가 상황설명 및 사과를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주)SR 측은 “해당 고객이 설명과 사과를 들은 뒤 글을 삭제하겠다고 했으며, 미행을 한 직원의 징계를 원하지 않는다고도 밝혔다”고 덧붙였다. 해당 글은 25일 삭제됐다. 다만 (주)SR은 “개인의 일탈이었다”고만 설명할 뿐, 구체적으로 어떤 불미스런 일이 벌어진 것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처럼 논란의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주)SR은 내부기강 및 도덕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주)SR 측은 “그동안은 고객 편의를 고려해 근무를 위해 이동하는 직원들에게 좌석 배정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문제제기 이후 오해 및 논란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직원들에게 좌석을 배정해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미행 의혹 건에 대해서는 “지극히 개인적인 일탈 문제였으며, 해당 직원에 대한 향후 절차나 조치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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