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의 중고폰 매입 프로그램이 활성화 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단통법'이 지목된다.<뉴시스>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국내 이통3사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한 보상판매 정책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는 최신 폰을 계속 사용하고 싶은 고객들의 호응 때문이다. 눈길을 끄는 건 시중에 거래되는 중고폰 시세보다 실 매입가가 더 높다는 것. 업계에선 국내 중고폰 시장의 활성화와 맞물린 덕분으로 해석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는 최신형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한해 중고폰 보상판매 정책을 운영 중이다. 각 사별 세부조건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되는 점은 ▲신형 프리미엄 폰의 구매 시 ▲다달이 일정회비만 내면 ▲12~18개월 후 출고가의 40~50%로 매입을 하겠다는 것이다. 매입주체는 이통사들과 계약을 맺은 중고폰 업체들이다.

이는 2013년 애플이 최초 도입한 정책이지만, 국내에선 이통3사 중심으로 확산돼 왔다. 특히 중고폰 보상판매 정책은 최신형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픈 고객들 중심으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로 알려져 있다.

눈길을 끄는 건 이통3사의 중고폰 매입 프로그램에서 보장하는 가격이 일반 중고 스마트폰시장의 시세보다 훨씬 높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1년 지난 중고폰을 업체에 매각할 경우, 아이폰을 제외하면 출고가에서 50%이하로 책정된다.

한 외부 중고폰 업체가 운영 중인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출시된 갤럭시S7(32GB)의 출고가는 83만6,000원이지만, 1년 6개월이 지난 현재 22~36만원에 매입 중이다. 최초 출고가 대비 56~73% 감소한 셈이다. 또 비슷한 시기에 같은 가격으로 출시된 LG G5는 약 2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업계에선 이에 대해 단통법 실시 이후 국내 중고폰 시장이 활성화됨에 따라, 이통사들의 매입프로그램도 본격화 될 수 있었다는 해석이다.

그간 국내 중고폰 업체들의 주요 판매경로는 해외 저가 수출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단통법 실시 이후 시장이 변했다. 보조금 감소로 단말기 구매가격이 상승하면서 고객들도 중고시장으로 눈을 돌렸고, 중고폰 업체들도 저가수출보다 제 값을 받을 수 있는 국내 시장을 택했다는 뜻이다.

실제 이통업계에선 KT와 SK텔레콤이 변화된 시장의 선점에 나선 상태다. KT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중순 ‘KT아울렛’ 2호점을 개장했다. 이 곳에 마련된 ‘안심중고폰’ 코너에선 중고폰 업체들이 공급한 ‘리퍼폰’ 등이 판매된다. 또 SK텔레콤은 알뜰폰 자회사 ‘세븐모바일’의 다이렉트몰을 통해 다양한 리퍼폰을 ‘바른폰’이란 브랜드로 제공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예전 피쳐폰 시절엔 주요부품만 빼고 분해해 자원을 추출해도 남는 게 있었다”며 “(현재 이통3사 보상프로그램으로 매입한 중고폰은) 수출로는 답이 안 나온다. 리퍼폰 형태로 알뜰폰 사업자 등에 공급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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