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출발해 제주도로 향하던 에어부산 항공기가 제주공항까지 갔다가 난기류에 착륙하지 못하고 두 번이나 회항했다. 이 사고로 승객 220여 명이 5시간 동안 불안과 공포에 떨었다. <뉴시스>

[시사위크=최민석 기자] 제주로 떠나기 위해 에어부산에 탑승한 승객 220명이 공중에서 무려 5시간 동안 공포에 떨어야 했다. 제주공항 난기류로 인해 항공기가 2차례나 회항한 탓이다. 특히 난기류에 동체가 급격하게 흔들리면서 겁에 질린 아이들이 울음을 터뜨리는 등 항공기 안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1시 10분 부산 김해공항을 출발한 에어부산 BX8111편이 제주공항에서 착륙을 시도하다가 난기류 때문에 실패했다. 항공기는 재차 착륙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결국 김해공항으로 회항했다.

오후 3시 5분께 김해공항으로 돌아온 BX8111편은 연료주입을 마친 뒤 다시 제주를 향해 이륙했다. 에어부산 측은 제주공항 기상 상황이 좋아졌다고 승객들에게 방송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BX8111편은 결국 착륙에 실패했고 오후 6시 10분 다시 김해공항으로 회항했다. 승객 220명이 처음 비행기를 탄 지 5시간 만이었다.

이 과정에서 승객들은 악몽같은 시간을 견뎌야 했다. 난기류 탓에 기체가 급상승하고 심하게 요동치면서 비행기 안이 아수라장으로 변한 것. 놀란 승객들이 비명을 지르고 겁에 질린 아이들은 울음을 터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기는 결국 오후 7시 반, 3번째 시도 끝에 제주공항에 도착했다. 하지만 예정된 승객의 절반 정도인 109명만 태운 상태였다. 나머지 승객 110명은 해당 항공기에 탑승하지 않았다.

에어부산은 항공기가 결항하면 제주에서 출발 예정인 항공기도 결항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승객들을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승객들의 안전 보다 항공기 스케줄을 우선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적지 않다.

에어부산 측은 탑승하지 않은 승객에게는 탑승권을 환불조치하고, 나머지 승객에 대해서는 별도의 보상 조치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어렵사리 제주에 도착한 승객들이나, 추석연휴 즐기려던 제주여행 일정을 취소한 승객들이나 악몽 같았던 ‘공포의 5시간’은 오롯이 승객들 몫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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