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자들에 출연한 전여옥 전 의원이 홍준표 대표의 방어논리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채널A 외부자들 캡쳐>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보수의 ‘X맨’으로 낙인찍혔다. 정치인으로서 현실인식 능력이 떨어지며, 수치심과 부끄러움도 모른다는 점에서다. 무엇보다 아픔을 간직한 사람들을 희화화하면서 ‘비인간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3일 방송된 채널A ‘외부자들’에 출연한 전여옥 전 의원, 정봉주 전 의원, 진중권 교수는 이 같은 이유에서 ‘여의도 X맨’으로 가장 먼저 홍준표 대표를 꼽았다. 구체적으로 지적된 사례는 지난 9월 19일 있었던 ‘한국정치 마초에서 여성으로’ 토크콘서트에서의 발언이었다.

홍준표 대표는 당시 “트랜스젠더는 알아도 젠더폭력은 모르겠다” “젠더라는 말을 잘 모른다”라고 말해 주위의 비웃음을 샀다. 자신을 향한 비판에 대해서는 “제가 어딜 봐서 꼰대 같으냐”며 “37년 동안 엄처시하에서 꼼짝도 못하고 살았다”며 “경제권도 집사람에게 있다”고 항변해 ‘마초’ 논란을 자처했다. 또한 다른 사람의 발언이 진행되는 동안 눈을 감고 졸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 “꿀잠을 잤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전여옥 전 의원은 “무지를 당당하게 드러내는 마초적 성격도 싫지만 트랜스젠더는 알아도 젠더폭력은 모르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이것을 희화화할 수 있는지”라며 “고통 속에서 성을 바꾼 힘든 상황을 거친 사람들인데 쉽게 이야기 한 것은 비인간적이고 몰상식하다”고 비난했다.

여성정책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홍준표 대표가 눈을 감고 있다. <뉴시스>

전 전 의원은 아울러 “홍 대표의 방어논리가 기가 막히다. 엄처시하에서 꼼짝도 못하고 살았고 여자 있는 술집은 가지고 않았다고 한다. 그 말은 맞다고 본다”면서도 “남녀가 서로 존중하면서 사는 게 당연하고 여자 있는 술집은 안 가는 게 당연한 것이다. 당연한 것을 너무너무 큰 일하는 것처럼 말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변명 같지 않은 변명의 틀 속에서 정치를 논하고 여성지지를 호소하니 뭐가 되겠느냐”고 한탄했다.

진중권 교수와 정봉주 전 의원은 여성정책 관련 문제를 떠나 홍 대표의 자질에 의문을 드러냈다. 진 교수는 “정치인이라면 현실인식이 있어야 하고 인식뿐만 아니라 정책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가기 전에 공부라도 했어야 했다. 모르면 당황하더라도 (옆 사람에게) 물으면서 대화를 이어가야 하는데 황당한 얘기를 하니까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홍 대표와 친분이 있다는 정봉주 전 의원은 “사람으로서 우월적 존재가 된다는 것은 수치심과 부끄러움을 아는 것인데, (홍 대표는) 별주부전처럼 수치심을 집에 두고 오는 것 같다”며 “전에는 그 정도까진 아니었는데…”라고 안타까워했다.

정 전 의원은 특히 “중요한 것은 당대표인데 당이 무슨 행사를 하는지 모르고 간 것”이라면서 “모르고 갈 수도 있다. 미리 파악을 못했다면 ‘부끄럽다’ ‘많이 배우고 간다’고 했으면 오히려 지지율이 올랐을 것”이라며 정치인으로서 태도의 문제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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