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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뉴스
[비트코인, 누구냐 넌①] 롤러코스터 시세에 울고 웃었다
2017. 10. 06 by 권정두 기자 swgwon14@sisaweek.com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화폐의 시세는 올해 들어 크게 요동친 바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가상화폐 거래 사이트 ‘빗썸’ 기준, 6일 정오 비트코인 가격은 495만7,000원이다. 8월말~9월초엔 500만원을 훌쩍 넘어서기도 했다. 같은 사이트 기준으로 지난해 말일 비트코인 종가는 119만2,000원이었다. 약 9개월 사이에 가격이 5배 가까이 뛴 것이다. 2015년 말의 가격은 더욱 놀랍다. 50만6,000원이었다. 10배가 오르기까지 불과 20개월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 같은 추세는 비트코인 외에 다른 주요 가상화폐도 마찬가지였다.

최근 그 어떤 투자수단도 이처럼 가치가 급상승한 것은 없다. 당연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나타냈고, 투자에 나섰다. 그럴수록 비트코인의 가격은 더욱 요동쳤다.

하지만 늘 상승세만 보인 것은 아니었다. 가파른 오름세만큼 매섭게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빗썸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지난 5월 25일 종가는 468만1,000원이었으나 다음날인 5월 26일엔 352만5,000원, 그 다음날인 5월 27일엔 280만9,000원까지 뚝 떨어졌다.

문제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정보와 평가, 전망이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한쪽에선 장밋빛 전망을 내놓지만, 다른 한쪽에선 사라질 거품에 불과하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저마다 유명인사이고, 주요 기관이기 때문에 누구 말을 믿어야할지 마음을 정하기 어렵다.

이처럼 비트코인이 몰고 온 2017년 대한민국의 새로운 풍경을 <시사위크>가 조명했다. 아래에 등장하는 이들은 모두 실존인물이며, 실화다. 다만, 일부 인터뷰 대상의 요청으로 모두 실명은 공개하지 않는다.

가상화폐 거래 사이트 빗썸 기준 올해 주요 시점 비트코인 시세.

◇ 급락에 울고, 급등에 웃고

서울에 사는 30대 남성 A씨는 올해 아찔한 경험을 했다. 주식에 투자했던 돈의 일부로 비트코인을 산 것이 발단이었다. A씨가 비트코인을 매입한 것은 지난 5월. 당시 비트코인은 하루하루 급등세를 이어가며 세간의 큰 관심을 받고 있었다. 언론 기사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정보를 살핀 그는 비트코인이 유망하다고 판단, 430만원대의 가격에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하지만 이후 비트코인은 300만원 아래로 뚝 떨어졌고, 6월 내내 좀처럼 300만원대 초반을 벗어나지 못했다. 7월 중순에는 아예 200만원대가 무너지기도 했다. 이와 함께 비트코인 관련 부정적인 뉴스와 전망, 평가들이 쏟아졌고 그의 마음은 흔들렸다. 결국 그는 8월초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세를 보이며 350만원대에 오르자 ‘눈물의 손절’을 하기에 이르렀다.

더욱 뼈아픈 것은 그 이후다. 다시 상승세를 탄 비트코인은 9월초 500만원대를 넘어섰다. A씨는 “주식투자와 달리 비트코인은 확고한 신뢰를 갖기 어려웠다. 가격 변동 폭이 크고, 너무 상반된 정보와 평가가 난무하다보니 가격이 떨어질 땐 ‘정말 사기를 당한건가’ 싶어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큰돈은 아니지만 주식투자를 꽤 오래하며 나름대로 투자에 대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생각했는데, 이번 일로 크게 배웠다”고 말했다.

20대 중반의 대학생 B씨의 경험은 A씨와 정반대였다. 프로젝트 형태의 아르바이트로 100만원의 여윳돈이 생긴 B씨는 지난 5월초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는 뉴스를 보고, 호기심 반으로 가상화폐 거래 사이트에 가입해 비트코인을 샀다. 매입 가격은 200만원이 채 안됐다.

그런데 이후 비트코인은 이전과 차원이 다른 급등세를 보였고, 하루 만에 두 배로 뛰기도 했다. 마침 200만원대 가격의 사고 싶은 물건이 있었던 B씨는 비트코인을 팔아 그 물건을 샀다.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일단은 이 정도로 만족하기로 했다. 비트코인 덕에 100만원으로 200만원짜리 물건을 산 셈이다.

B씨는 “지금 가격을 생각하면 조금 아쉽기도 하지만, 꼭 사고 싶었던 것을 얻게 돼 너무 좋았다”며 “무엇보다 가상화폐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하게 해준 계기가 됐다는 점이 중요하다. 방학동안 알바를 해 모은 돈 중 일부로 다른 가상화폐를 또 샀다”고 말했다.

부산에 사는 40대 여성 C씨는 요즘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비교적 일찍 가상화폐 분야를 접했던 그녀는 이제 가상화폐 보유를 넘어 채굴에 투자하고 있다. 공동 채굴에 투자해 투자한 만큼 보상을 받는 시스템으로, 국내에서도 참여자 수가 크게 늘고 있는 투자방식이다. 그만큼 가상화폐 공부도 많이 했고, 주변사람들에게 적극 설파하기도 했다. 덕분에 그녀는 가상화폐 채굴 기계는 물론, 비트코인 채굴 클럽 추천인 수도 상당하다.

비트코인이 미래를 바꿀 것이라 확신하는 그녀는 “지금은 1비트코인이 몇백만원 수준이지만, 머지않아 1억을 넘게 될 것”이라며 “가상화폐를 공부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고, 미래를 생각하면 무척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명예퇴직한 60대 남성 D씨는 “그런 걸 어떻게 믿느냐”며 딱 잘라 말했다. 가상화폐에 대해 대략적인 설명을 들은 그는 “긍정적인 부분은 알겠지만, 너무 큰 혼란과 갈등, 부작용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인공지능 같은 기술과 달리 돈과 관련된 부분이기 때문에 변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