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베트남이 베트남 수도 하노이 바딘구 끄어박 거리 대로변에 오픈한 ‘하이트진로포차’ 1호점. 하이트진로는 현지에서 진로포차의 매장 수를 오는 2020년까지 2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이트진로>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하이트진로가 위기 속 활로를 모색하는데 전념하고 있다. 국내 유통사들의 주요 해외 시장 가운데 하나인 베트남에 소주브랜드 전문점을 오픈하고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10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이날부터 하이트진로의 현지법인 하이트진로베트남은 수도 하노이 시내에 한국식 실내포차형태의 ‘하이트진로포차(이하 진로포차)’ 1호점이 문을 연다. 지난해 하반기 무렵 3개월간 현지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바 있는 하이트진로는 매장인테리어와 메뉴 등을 보완하는 작업을 거쳐 이번에 문을 열게 됐다.

진로포차 1호점은 현지에서 한국음식점 운영노하우가 있는 한국인 사업가와 제휴해 운영된다. 하이트진로는 해당 사업가는 현재 하노이 등에서 8개의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시장 확대를 노리는 하이트진로의 허브 역할을 톡톡히 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소주의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는 하이트진로는 내년에 ‘진로포차 2호점’을 열고 프랜차이즈로 사업을 확대해 2020년까지 매장 수를 20개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하이트진로가 해외로 영업영토를 확장해 나가는 건 최근 국내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이트진로는 수입맥주의 공세가 거세지고 국내 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4년째 영업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2014년 225억원, 2015년 40억원, 2016년 217억원의 영업적자를 봤으며, 올해 상반기에 이미 43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악화된 경영 환경 탓에 최근 공장 매각을 결정하기도 했다. 하이트진로는 내년 상반기까지 강원 홍천, 전북 전주, 경남 창원 공장 가운데 한 곳을 팔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홍천과 창원 공장의 가동률은 각각 43%, 38%이며, 전주 공장은 24%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가운데 하이트진로는 심각한 노사 갈등에 직면한 상황이다.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한시적 총파업에 돌입한 노조는 10일 열릴 사측과의 재협상 결과에 따라 다시 총파업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임단협이 극적으로 타결될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현재까지 임금 인상을 둘러싼 노사간 간극이 커 이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

노조 측은 작년 대비 7.5%의 임금 인상률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경영상의 이유로 동결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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