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S(용혈성요독증후군) 진단 아동, 햄버거병 직전 일본 여행… 검찰, 현지에 자료 요청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HUS(용혈성요독증후군) 진단을 받았다며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가족이 발병 직전 일본 여행을 다녀왔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검찰 수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은주 기자] 좀체 진척이 없던 이른바 ‘햄버거병’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HUS(용혈성요독증후군) 진단을 받았다며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가족이 발병 직전 일본 여행을 다녀왔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서다. 이들 가족이 다녀왔던 곳은 햄버거병 집단 발병이 있었던 곳이다.

‘햄버거병’ 논란은 지난해 9월, A양(당시 4세)이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이라는 진단을 받으면서 불거졌다. 당시 아이는 경기도 평택 소재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해피밀 불고기버거세트를 먹은 뒤 이상증세를 보였고, 병원에서 이 같은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A양은 신장 기능의 90%를 잃은 것으로 전해진다.

HUS는 주로 고기를 덜 익혀 조리한 음식을 먹었을 때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82년 미국 오리건주와 미시간주에서 햄버거를 먹은 사람들이 단체로 걸린 후 ‘햄버거병’으로 불린다.

이후 A양의 어머니 최모 씨는 지난 7월 한국맥도날드 본사를 식품위생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햄버거병을 의심해 맥도날드를 고소한 사례는 총 4건(아동 5명)이다. A양을 포함해 B군(당시 1세)이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진단을 받았다. B군 역시 지난해 7월 23일 맥도날드 불고기버거(돼지고기패티)를 먹은 것으로 알려진다. 나머지 3명의 어린이는 출혈성 장염만 발병했다.

고소인들은 “발병 원인이 맥도날드 햄버거에 든 덜 익은 패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이 사건은 형사2부(부장검사 박종근)이 수사를 맡고 있다. 앞서 검찰은 전문가 간담회 등을 개최하는 등 사건 해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사실상 햄버거병과의 인과관계를 규명하기가 쉽지 않아 수사에 난항을 겪어왔다.

이런 가운데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진단을 받은 B군의 가족이 지난해 일본 오키나와에 다녀왔음이 확인된 것이다. 이를 단독보도한 중앙일보에 따르면 B군은 엄마·누나와 함께 지난해 7월 20일부터 22일까지 오키나와를 방문했고, 귀국 직전에 테마파크 ‘오키나와 월드’에 갔다. 당시 오키나와에서는 햄버거병 집단 발병이 있었다. 35명이 O-157균에 집단 감염됐는데, 그중 4명이 HUS 확진 판정을 받았다. 35명 중 32명의 감염 원인은 테마파크에서 판매한 사탕수수 주스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B군은 가족들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온 뒤 7월 23일 맥도날드 불고기버거(돼지고기 패티)를 먹고 이상증세를 보였고, 이후 HUS 진단을 받았다.

검찰은 조만간 일본 보건당국에 관련 자료를 요청할 방침이다. B군 가족의 해외여행과 햄버거병, 출혈성 장염 등의 연관성 여부를 따지기 위해서다. 검찰은 발병 원인이 햄버거가 아니라 사탕수수 주스였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햄버거병에 대한 검찰 수사는 더욱 광범위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수사가 시작된 지 100일 가까이 진척이 없던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의 발병 원인이 규명될지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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