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대우건설 매각에 시동을 걸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산업은행이 드디어 대우건설을 M&A 시장에 내놨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체될 수 있다는 업계의 예상의 깨고 취임하자마자 매각 작업에 속도를 냈다. 몸값이 워낙 높아 인수 희망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은 가운데 과연 성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산업은행은 지난 13일 대우건설에 대한 매각 공고를 내고 절차를 본격화했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이 사모펀드인 케이디비밸류제육호 유한회사(KDB 밸류 제6호)를 통해 보유한 보통주식 2억1,093만1,209주(지분 50.75%)다.

산업은행은 공개입찰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한다. 매각 주관사로는 BoA메릴린치와 미래에셋대우가 선정됐다. 산업은행은 다음달 13일까지 예비입찰제안서를 받은 뒤 연내 본입찰을 진행할 방침이다. 내년 초까지는 매각 작업을 완료한다는 게 산업은행의 목표다.

매각 성사에 산업은행은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올 초 한 차례 매각 작업이 연기된데다 최근 대형 자회사 M&A 작업이 무산된 책임론까지 품고 있어 심혈을 기울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은행은 최근 비금융자회사인 금호타이어를 매각하려다가 실패한 바 있다. 여기에 신임 회장인 이동걸 회장이 주도하는 첫 번째 대형 M&A건인 만큼 더욱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매각 작업이 마냥 녹록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매각 예상가가 워낙 높은 탓에 뚜렷한 매수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은 유상증자를 비롯해 대우건설에 투입한 금액이 약 3조2,000억원에 달한다. 매각 대상 지분 가격은 현재 주가 기준으로 이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다만 산업은행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최대 3조원 이상까지 받겠다는 계획이다. 시공능력 3위에 해당하는 대형 건설사라는 프리미엄이 있으나 이같은 몸값을 감당할 매수자가 나타날지 의문이라는 시선이 적지 않다. 여기에 자칫 졸속 매각을 할 경우 각종 시비에 휘말릴 수 있는 점도 부담이다.

대우건설 노조가 최근 성명서를 통해 “산업은행은 매수자 선정 시 졸속 부실매각이 아닌 대우건설의 미래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매각이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 달라”고 밝힌 바 있다.  과연 이같은 우려를 딛고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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