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개인방송의 폭력성과 선정성이 사회적인 문제다. 이에 정부가 규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아프리카TV 홈페이지>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인터넷 개인방송의 폭력성과 선정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정부가 개인방송에 대한 대책안 마련에 나서 관심이 집중된다. 다만 개인 방송자에 대한 후원액 상한선을 설정하는 수준의 규제에 그칠 것으로 전망돼 실질적인 규제 효과에 의문이 제기된다.

◇ 유해물의 온상 ‘아프리카TV’, 대표까지 나서 “별풍선 감사합니다”

인터넷 개인방송이 신정적이고 폭력적으로 변질되는 이유는 유해영상을 생중계하는 진행자(BJ, Broadcasting Jockey)의 ‘수익’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일부 BJ들은 이른바 ‘별풍선’으로 불리는 후원금을 받기 위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영상만 집중 제작한다. 방송을 통해 얻는 수익을 높이기 위해 폭력적인 행위를 서슴지 않고 노출시키는 것이다.

이들은 폭력적인 행위의 대가로 시청자들에게 일정금액 이상의 후원금을 요구하기도 한다. 심지어 무조건적인 후원을 강요할 뿐 아니라 시청자 간의 후원 경쟁을 조장하는 분위기를 형성해 과소비를 선동한다.

사업자의 사후 규제 등의 자율 제재 시스템이 미흡한 것도 문제를 키우는 원인이다. 현재 플랫폼 사업자들의 규제는 문제를 일으킨 BJ에 단순 경고를 주거나 일정기간 운영을 정지하는 수준에 그친다.

지난 13일 진행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통위·방통심의위 대상 국정감사에서 ‘아프리카TV’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것도 이런 분위기와 맥이 닿아 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개인방송에 대한 심의 건수 198건 중 70.7%가 아프리카TV의 영상이다. 아프리카TV는 △욕설·비하·폭력·혐오(81건) △도박(48건) △성매매·음란(11건) 등 총 140건을 위반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서수길 아프리카TV 대표는 1인 방송의 선정성 등과 관련된 의원들의 질의에 “개선과 규율이 더 필요하다”며 “경고, 이용정지, 사용제한 등 모니터링과 자율 규제를 하고 있지만 더 적극적으로 문제를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서수길 대표가 자율적으로 규제를 강화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서 대표 역시 ‘케빈’이라는 아이디로 방송을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서 대표는 아프리카TV 방송 진행 과정에서 별풍선을 지원하는 시청자들에게 “○○님, 별풍선 감사합니다” 등을 지속적으로 언급해 후원을 부추겨 왔다.

인터넷 개인방송의 폭력적으로 변질되는 이유는 진행자의 '수익'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TV 홈페이지>

◇ 후원액 상한제, 선정성·폭력성 줄일지는 미지수

현재 아프리카TV 사용자는 일 한도 3,300만원(부가세 포함)까지 BJ에게 후원할 수 있다. 늦은 밤부터 시청하면 하루가 지나 최대 6,600만원까지 지출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후원금을 제한하고는 있지만 그 상한선이 높아 실질적인 규제가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플랫폼이 자율적으로 상한선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프리카TV는 이를 방치하는 상황이다.

이에 방통위는 현재 플랫폼마다 다른 후원 상한선을 정부가 일괄적으로 정하는 ‘별풍선(후원금) 상한제’ 등의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와 관련, 25일 오후 3시 아프리카TV 등 개인방송 플랫폼 사업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한다.

다만, 후원 한도를 규제하는 것이 개인의 폭력성과 선정성까지 개선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문제의 영상으로 얻는 수익을 토해내게 하는 등으로 수입을 징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플랫폼 사업자를 개인방송 시장에서 영구적으로 퇴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다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인터넷 개인방송 사업자들과의 간담회에서는 문제가 되는 영상에 대한 유통 제한 등의 내용이 오고 갈 것”이라며 “후원금 상한 문제는 제도적인 보완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섣불리 말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논의를 통해 모두가 공감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행정 지도는 당연히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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