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 풍산그룹 회장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고민에 빠져들고 있다. 회사가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올해 들어 악재와 구설수가 부각돼 심란한 상황에 몰려서다.

풍산그룹은 비철금속 전문 기업으로, 구리합금제품과 동전, 탄약류를 생산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매출 규모만 2조원이 넘는 중견기업이다.

류진 회장은 지난 6월 문재인 정부의 첫 순방외교에 참가하는 경제사절단에 포함되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주력사인 풍산은 올해 3분기 고른 성장세까지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 크게 걱정거리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올해 풍산은 심란한 악재를 맞은 상황이다. 국세청이 고강도 세무조사를 실시해서다. 지난 3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소속 조사관 60여명을 투입해 풍산 본사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4국은 일반적인 정기세무조사가 아닌 심층세무조사를 전담하고 있는 부서다. 통상 기업 비리, 횡령, 탈세, 비자금 등의 혐의를 포착했을 때 움직이는 부서다. 이 때문에 조사4국의 고강도 세무조사를 받은 뒤 추징금 폭탄을 맞는 기업들이 많다.

풍산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 결과는 현재까지 외부에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재계와 투자업계는 적잖은 금액의 추징금이 부과될 것으로 보고 그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내부거래 이슈가 부각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그룹 지주사인 풍산홀딩스는 지난해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비중이 82%에 달한다. 지주회사로서의 수익(배당금수익, 지분법이익, 상표권수익)을 제외하더라도 70%에 달한다.

풍산의 경우, 자산총액 5조원 이하 기업이라는 점에서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 있다. 그럼에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강하게 고삐를 당기면서 풍산의 내부거래도 역시 도마위에 오른 상태다. 일감몰아주기로 총수 일가의 배를 불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구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류진 회장은 풍산홀딩스의 지분 32.5%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2.37%를 매각하면서 소유지분이 소폭 줄었지만 최대주주로서 막대한 배당 수익을 가져가고 있다. 류 회장의 지분을 포함한 전체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40.0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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