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30일 국감에 복귀하는 대신, 검은색 양복과 넥타이 등 '상복'을 착용하고 문재인 정부 방침에 항의하는 의미를 담은 피켓을 부착하기로 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2017년도 국회 국정감사가 하루를 남기고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의 보이콧과 여야의 정쟁으로 문재인 정부 첫 국감이 얼룩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30일 진행된 종합감사에서도 일부 상임위 국감이 중단되는 등 파행도 여전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보이콧을 풀고 국감에 복귀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방송장악으로 공영방송이 사망하고 있다’는 항의의 의미에서 검은색 정장과 넥타이 등 상복 차림으로 국감에 임했다. 한국당 의원들의 노트북에는 ‘민주주의 유린 방송장악 저지’ 문구가 적힌 피켓이 부착됐다.

이날 진행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국감은 개회 30여분 만에 중단됐다. 도종환 문체부 장관의 불참을 이유로 한국당이 국감 연기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도 장관은 한국당의 국감 복귀를 기다리다가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 인수 행사 참석을 위해 그리스로 출장을 떠난 상황이었다.

교문위 소속 한국당 간사인 염동열 의원은 “당의 보이콧 방침 속에서 출장 일정을 숙지못한 불찰은 일부 있으나, 장관이 참석하지 않은 국감은 의미가 없으니 11월2일로 연기하자”고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유은혜 의원은 “한국당이 언제 국감에 복귀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일요일 오후까지 기다렸는데 30일 오전에 복귀해놓고 (국감을) 연기하자는 데엔 납득하기 어렵다”고 항의했다.

유성엽 교문위원장은 11월2일로 연기하자는 중재안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민의당 간사인 송기석 의원은 “여당과 한국당의 주장이 모두 일리가 있으니 4당 간사 간에 협의를 해서 다시 일정을 정하자”고 했고 이에 유 위원장이 개회 30여분 만인 11시10분께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기획재정위원회에서는 한국당의 ‘항의 피켓’을 놓고 여야 간 신경전도 일었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정당이 의원총회나 집회에서는 정치적 배경을 갖고 발언할 수 있지만 헌법기관으로서 국민이 허락한 토론장인 상임위원회장에 주제와 상관없는 정치적 구호를 써 붙인다면 신뢰가 생기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한국당 김광림 의원은 “야당이 뭘 해도 언론이 받아주지 않으니 민주주의를 유린·획책하는 방송장악을 저지하겠다는 우리의 뜻을 국민들에게 알리려는 당 차원의 방침임을 이해해달라”며 “과거 민주당이 한 것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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