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가 지난 10월 30일 미 공군과 태평양공군 소속 F-16(사진) 90여대에 대한 창정비 및 기골보강 계약을 체결했다. F-16 전투기 정비 사업은 일본 등 항공선진국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 끝에 수주한 것으로, KAI의 항공기 정비 기술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는 점에서 뜻 깊다. < KAI / 미 태평양 공군 홈페이지>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이 경영정상화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안으로는 경영혁신위원회를 발족해 경영시스템 개선에 나섰고, 밖으로는 미 F-16 전투기 정비 계약 따내며 사업엔진에 재시동을 걸었다. 특히 F-16 전투기 정비 사업은 일본 등 항공선진국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 끝에 수주한 것으로, KAI의 항공기 정비 기술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는 점에서 뜻 깊다.

KAI는 10월 31일 “미 공군과 태평양공군 소속 F-16 90여대에 대한 창정비 및 기골보강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금액은 4,880만 달러이며 계약기간은 2017년 10월부터 2022년 9월까지다.

창정비 및 기골보강은 항공기를 정비고로 가져와 검사한 후, 이상이 발견되면 수리·보강·성능개선 등을 수행하는 사업이다. 항공기의 완벽한 성능유지를 위한 것으로 높은 기술력과 품질관리 능력이 요구된다. KAI가 미군이 운용하는 항공기의 정비를 맡은 것은 2006년 F-16 수명연장, 2010년 H-53 헬기 창정비에 이어 세 번째다.

무엇보다 이번 수주는 국제경쟁 입찰을 통해 일본 등 항공선진국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 끝에 얻어낸 결과라 더 의미가 깊다. KAI 측은 “항공기 정비 기술력과 사업관리 능력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KAI는 고등훈련기 T-50, 기본훈련기 KT-1 등 KAI가 개발·생산한 항공기는 물론 A-10 주익교체, P-3 해상초계기 성능개량, E-737 개조 등 다양한 군용 항공기 정비 및 개조개량 사업을 수행하며 관련 기술력을 축적해 왔다.

KAI는 민항기 정비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경남도, 사천시 등과 함께 총 사업비 7,000억원 가량을 투자하여 사천시 본사 인근에 31만㎡ 규모의 MRO(Maintenance, Repair & Overhaul)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 중이다.

KAI는 현재 CH-47D 등 우리 군용 헬기의 성능개량 사업도 충실히 준비하고 있으며 그동안 항공기 개발·생산을 통해 축적한 기술력과 군용 항공기 물량을 기반으로 민간 항공기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등 항공MRO를 대한민국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 신성장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앞서 김조원 사장은 지난달 26일 취임사를 통해 “이제 KAI는 세계 선진 항공업체들과 경쟁해야 한다”며 “혁신과 성장, 상생을 통해 새로운 KAI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사진은 취임식 후 항공기 생산현장 시찰 중인 KAI 김조원 사장. < KAI>

KAI 관계자는 “항공MRO 산업단지 조성을 통해 국내 LCC들의 안전 증대는 물론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외화유출 방지 등 다양한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항공MRO 산업 육성을 통해 연 1조원 이상의 외화유출을 방지하고 8,000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MRO 시장 규모는 약 3조5,000억원(군수 2조원, 민수 1조5,000억원)이다. 산업연구원은 국내 MRO 시장이 2020년 4조2,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KAI는 이와 함께 ‘경영혁신위원회’를 구성, 내부 전열정비에도 나섰다. 방산비리 수사로 인해 흐트러진 조직을 추슬러 글로벌 기업의 위상에 부합하는 ‘뉴 KAI’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경영혁신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취임한 김조원 사장이 추진한다고 밝힌 ‘경영혁신 TF’를 조기 발족한 것으로, 조속한 경영시스템 개선에 대한 김 사장의 의지가 담겼다. 위원회는 △미래전략 △연구개발 △조직인사 △재무회계 △구매관리 등 5개 분야로 나눠 12월말까지 2개월간 활동하게 되며 미래 비전 구체화, 글로벌 경쟁력 향상을 위한 핵심 역량 확보, 경영시스템 전반의 문제점과 리스크 진단, 단기 및 중장기 개선방안 등을 구체화하게 된다.

위원회는 전문성과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사외 전문가 그룹과 함께 한다. 위원장은 건국대학교 경영대학원 김호중 교수가 맡았으며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한 총 6명의 교수와 전문가들이 분야별 위원으로 참여한다. KAI 조연기 상무(전략기획본부장)가 위원회 간사를 맡았으며 각 분야별로 실장 및 팀장급 13명이 함께 참여하게 된다.

김조원 사장은 “위원회를 통해 모든 KAI 구성원들이 하나 되어 나갈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겠다”며 “KAI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무에서 유를 만든다는 마음으로 경영시스템 전반을 개선하고 국민과 고객께 더 신뢰받을 수 있도록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조원 사장은 지난달 26일 취임사를 통해 “이제 KAI는 세계 선진 항공업체들과 경쟁해야 한다”며 “혁신과 성장, 상생을 통해 새로운 KAI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2030년까지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악재를 털고 본격 드라이브를 건 KAI의 행보에 그 어느때보다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