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친박근혜계 청산' 행보에 대해 당내 친박계 의원들 다수가 반발하고 있다. 홍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제명 조치를 시작으로 친박 청산 작업에 돌입했다. 이를 두고 친박계 의원들은 "홍준표 사당화가 우려된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자유한국당 친박근혜계(친박계) 의원들이 홍준표 대표의 ‘친박 청산’ 행보에 반발하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제명 조치를 시작으로 당내 친박 청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홍 대표는 사실상 친박계가 쥐고 있는 당권을 되찾아 오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한국당 혁신위원회가 친박 청산을 골자로 하는 혁신안을 발표해 홍 대표의 당권 장악 측면 지원에 나선 상황이다.

홍 대표의 ‘친박 청산’ 행보에 대해 친박계는 “공당의 대표가 사심을 가지고 당을 운영 해서는 안 된다”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김진태 의원은 8일 SNS에 올린 글에서 “홍 대표가 서·최 의원에 대해서는 책임정치 차원에서 물러나라고 하면서 (바른정당) 복당파에 대해서는 그 분들의 정치적 선택이라고 한다. 그럼 김무성은 정치적 책임 안져도 되나”고 지적했다.

이어 “총선 참패, 자당 대통령 탄핵 주도, 탈당해 다른 당으로 대선까지 치른 걸 벌써 잊었나. 서·최 의원과 김 의원이 다른 건 홍 대표에게 고마워하고 줄을 설 것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라며 “이래서 내가 홍준표의 사당화(私黨化)를 우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친박계 좌장격인 서청원 의원도 SNS에 올린 글에서 홍 대표를 ‘구태 정치인’이라고 지목하며 “홍 대표를 당에 놔두고 떠날 수는 없다”고 홍 대표 사퇴를 촉구했다. 이종길 한국당 부대변인 등 당원 151명도 지난 6일 박 전 대통령 징계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와 홍준표 대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제출했다.

홍 대표는 친박 청산에 반발하는 움직임에 대해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면서 ”혁신의 길은 멀고 험난하지만 이를 성공해야만 한국당이 산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후 9일 예정된 바른정당 탈당파 입당식과 환영 만찬에 참석하는 등 지지세력 확보에 나선 뒤 본격적인 ‘친박 청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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